반도체 · 컴퓨터 수출 4분기나 돼야 회복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반도체.컴퓨터의 부진은 기본적으로 세계 개인용 컴퓨터(PC)시장의 침체 때문이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메모리 반도체는 70% 정도가 PC에 들어간다. 문제는 반도체.PC 경기가 언제쯤 회복될 것이냐는 점이다.

◇ PC시장 4분기에나 회복=올들어 반도체는 1월에 18억달러어치를 수출했지만 2.3월 각각 15억달러대로 떨어진 후 4월은 12억8천만달러로 줄었다. 컴퓨터도 1~3월은 10억달러 안팎을 유지했지만 4월은 7억5천만달러로 떨어졌다.

수출이 줄면서 반도체.전자부품 수입도 각각 15.1%와 17.4%가 줄어들었다. 또 모니터 등 PC 주변 품목에도 수출부진의 여파가 미치고 있다. 삼성SDI는 4월 모니터용 브라운관 주문이 한 업체에서만 20만개 정도 줄었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들은 "PC시장이 살아나는 길 밖에는 없는데 2분기는 회복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며 3분기에 기대를 걸었다.

LG경제연구원은 이에 대해 PC시장은 2분기를 저점으로 가시적인 수요회복이 4분기에나 시작돼 2002년에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미국과 세계경제회복이 예상보다 더디면 PC시장회복은 이보다 늦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 성장세 둔화 불가피=LG연구원은 PC시장이 회복되더라도 올해는 대수 기준으로 7.2% 정도 늘어나고, 2002년에 15.4% 정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3분기까지 PC시장이 20%안팎의 성장률을 보인 것에 비하면 훨씬 못미치는 수준이다.

미국 메릴린치사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PC가격이 크게 떨어지면서 금액으로는 시장규모가 올해 2.8%가 줄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에 경기가 회복돼도 8.2% 정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데이터퀘스트의 집계에 따르면 세계 PC시장은 지난해 3분기 19.6% 성장률을 기록한 이후 4분기에 성장률이 6.1%로 급락한 후 올 1분기에는 3.5%의 저성장에 그쳤다.

양선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