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LA 다저스 4월 결산

중앙일보

입력

박찬호 선수의 소속팀으로 유명한 LA 다저스는 새로운 감독인 짐 트레이시와 함께 2001시즌을 시작했다. 그들의 4월에 대해서 정리한다.

1. 작년과 같은 4월 성적표

올 시즌부터 같은 지구간의 경기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지난 시즌 같은 지구의 팀들과의 대결에서 성적이 좋았던 다저스는 케빈 브라운-박찬호-대런 드라이포트-앤디 애시비로 이어지는 막강한 선발진을 준비했다.

하지만 나름대로 전력을 강화한 서부지구의 팀들은 다저스에게 호락호락 당하지 않았다. 같은 지구의 팀들에게는 9승 9패를 기록한 다저스는 홈에서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필라델피아 필리스를 상대로 5연승을 거두면서 콜로라도 로키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서로를 물어뜯는 사이에 서부지구 선두를 달리고 있다.

작년과 같은 성적(15승 10패)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는 그들에게 5월은 과연 어떻게 다가올 것인가? 신시내티 레즈, 시카고 컵스와의 동부원정이 끝나면 천적인 애틀란타 브레이브스가 기다리고 있다.

2. 케빈 말론 단장의 사임

14일(한국시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전에서 벌어졌던 팬과의 설전을 이유로 결국 케빈 말론은 다저스를 떠나게 되었다. 재임기간 3년 동안 다저스를 영원한 강자에서 미운오리새끼로 변신시켜 놓은 말론의 사임은 다저스에게는 위기이자 곧 기회다.

현재 존 하트, 빌리 빈, 짐 듀켓 등이 차기 단장의 후보에 오르고 있지만, 이 누구도 다저스가 가진 문제점들(팜의 황폐화, 고비용 저효율, 팀워크의 부재 등)을 쉽게 해결할 수는 없을 것이다.

만일 다저스가 새로운 단장을 빨리 영입하지 못할 경우에는 트레이드 데드라인때 벌어질 선수 대이동에서 외면당할 가능성이 높다.

3. 부상 병동

'다저스의 앤드류 존스' 애드리안 벨트레는 고향에서 받은 맹장수술의 후유증으로 빨라야 5월 초에 복귀한다. 대타 홈런의 최고수인 데이브 핸슨은 27일부터 나오기 시작했다. 선발 두 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거두면서 다저스에게 힘을 실어준 애시비도 부상자 명단에 들어가면서 3경기를 걸렀다. 다저스 타선의 중심인 개리 셰필드와 마크 그루질라넥도 아직은 부상중이다.

다저스의 부상병동에는 선수만 있는 것이 아니다. 벤치 코치인 짐 리글맨도 글렌 호프만 3루 코치의 펑고에 맞아 병원 신세를 지고 있다. 부상이라고 해서 꼭 선수들만 당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은 제이 벨의 송구에 안면을 강타당한 래리 영 심판을 보고서도 알 수 있다.

4. 메이저리그 신기록(?) 달성

올시즌 4월에는 수많은 신기록이 작성되었다. 배리 본즈의 500호 홈런, 루이스 곤잘레스의 4월 홈런 신기록, 노모 히데오의 양대리그 노히트노런, 로저 클레멘스의 탈삼진행진 등 메이저리그의 역사는 2001년 4월에 다시 쓰여지고 있다.

하지만 다저스도 역사상 유래가 없는 기록을 4월에 달성하였다. 바로 785만불짜리 마이너리거의 탄생이다. 말론이 했던 계약 중에서 최악이라고 평가되는 카를로스 페레즈와의 3년계약(총액 1500만불)은 다저스를 불명예스러운 신기록 달성자의 이름에 올려놓았다. 그는 5월 5일 이후 빅리그에 오르지 못하면 FA로 풀리지만, 현재 그를 데려갈 팀은 아무도 없다.

부진을 거듭하고 있는 호세 누네즈를 메츠로 돌려보내기 아까워 빅리그를 올려 놓고 있으면서 마이너리거 한 명에게 700만불이 넘는 돈을 지불하고 있는 다저스를 보면 씁쓸한 웃음을 짓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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