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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호 회장, 센트럴시티 지분 60% 매각키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해 강남 반포터미널 부지에 복합문화생활건물 '센트럴시티'를 오픈하며 21년만에 화려하게 재기에 나섰던 '율산(栗山) 신화'의 주인공 신선호(申善浩.54) 회장이 경영압박을 이기지 못해 결국 센트럴시티 보유지분의 상당부분을 매각키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1일 센트럴시티 채권단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이후 자금난에 시달려온 센트럴시티 그룹은 자구책으로 지난 3월 29일 신 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센트럴시티㈜의 지분 60%를 5월말까지 미국계 투자회사인 모건스탠리에 매각키로 하는 양해각서(MOU) 를 체결했다.

모건스탠리는 현재 센트럴시티에 대한 자산실사를 진행중이며 모건스탠리 측이 인수하기로 한 신 회장 보유주식 가운데 67%가 채권단에 담보로 잡혀있어 이를 해소하기 위한 작업을 병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9개 금융기관으로 구성된 채권단 측에서도 담보해소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어 지분 매각에는 별다른 차질이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채권단 관계자는 전했다.

매각이 이뤄지면 센트럴시티 그룹의 최대주주로 부상하는 모건스탠리가 경영권을 장악하게 되는 셈이지만 채권단 관계자들은 실제 운영은 상당기간 신 회장과 모건스탠리 측의 공동경영방식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센트럴시티 그룹은 강남 반포터미널 부지에 신세계백화점과 영풍문고 등 상업시설을 임대운영하는 센트럴시티㈜, 메리어트호텔을 운영하는 센트럴관광개발, 이들개발사업의 시공을 담당한 센트럴건설 등을 주요계열사로 거느리고 있다.

신 회장은 이 가운데 센트럴시티 지분 99.7%와 센트럴건설 지분 대부분을 갖고있는 최대주주이며 센트럴관광개발 지분은 센트럴시티에서 69.49%, 매리어트에서 19.46%, 센트럴건설에서 10.3%를 각각 소유하고 있다.

신명호 아시아개발은행(ADB) 부총재의 친동생인 신 회장은 지난 75년 자본금 100만원으로 무역상사 율산실업을 설립한뒤 불과 4년만에 계열사 14개를 거느린 재벌총수로 성장, 한때 '재계의 무서운 아이'로 주목을 받았었다.

그러나 그는 지난 79년 율산그룹이 자금난으로 부도를 내고 외환관리법 위반으로 검찰에 구속되면서 재계에서 모습을 감췄으며 이후 야인 생활을 하면서 재기를 노려왔다는 것이 주변의 전언이다.

우여곡절 끝에 신 회장은 지난 79년 건설부로부터 건축계획 승인을 받은뒤 그룹부도로 10여년 동안 공사가 중단됐던 강남터미널 신축공사를 지난해 끝마치고 연면적 13만평 규모의 센트럴시티를 오픈했다.

하지만 영업실적이 당초 예상을 밑돌아 지난해 12월 1차 부도까지 가는 어려움을 겪었으며 지난 3월 모건스탠리와의 MOU 체결과 함께 채권단으로부터 2천700억원의 신규여신과 기존여신 1천억원의 장기여신 전환 등 지원을 받았었다. (서울=연합뉴스) 류지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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