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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울산구장 ' 잔디 일년내내 싱싱'

중앙일보

입력

2002년 한.일 월드컵을 치르는 국내 10개 경기장 중 울산 문수경기장이 오는 28일 가장 먼저 개장, 그 모습을 드러낸다.

현대 호랑이 축구단 김상훈주장이 28일 개장을 앞둔 울산 문수경기장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울산=송봉근 기자]

5월 31일은 월드컵 개막 D-365.울산경기장은 다음달 개장하는 수원.대구 경기장과 함께 컨페더레이션스컵(5월 30일~6월 10일) 경기가 벌어지는 곳이다.

울산경기장과 수원.대구 경기장을 점검하고, 나머지 7개 경기장 실태도 살펴본다. 10개 모두 증.개축이 아닌 신축이며 이중 7개는 축구 전용구장이다.

한반도의 등뼈 백두대간이 뻗어가다 멈춘 곳 울산에 문수산(文殊山)이라는 야트막한 산이 있다. 그 품에 포근히 안긴 울산시 남구 옥동 산5. 바로 2002 한.일월드컵 축구대회 예선전 두 경기와 8강전 한 경기가 열릴 울산 문수경기장이 자리잡은 곳이다.

울산시내에서 문수로를 거쳐 경기장이 위치한 27만여평 규모의 울산체육공원까지 갔다. 확장공사가 막바지에 접어든 문수로에 들어서자 왕관 모양의 경기장과 시원스런 분수 기둥이 눈에 확 들어온다.

경기장 내부에 단 하나의 기둥도 세우지 않고 외부에서 케이블로 지붕을 들어올린 백스테이(backstay) 방식을 사용한 경기장 외관은 영락없는 왕관이다.

공원 진입로에 들어서자 제일 먼저 경기장 지하출입구가 눈에 들어왔다. 출전 선수들은 차에 탄 채 이 통로를 통해 지하 2층 선수대기실로 들어갈 수 있다. 대회 관계자들이 사용할 지하 1층도 이 통로로 출입한다.

문수경기장 관중 출입구는 총 27개가 경기장을 빙 둘러싸고 있다. 문수경기장의 모든 경기 입장권에는 공항의 탑승구처럼 번호가 찍혀나온다. 이는 관중들의 동선(動線)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으로 출입구 번호만 알면 4분40초 만에 자리를 찾을 수 있다.

경기장에 들어서자 현란한 '색의 잔치' 다. 블록마다 다른 색으로 배치된 관중석 의자와 푸른 잔디가 색동 저고리를 펴놓은 듯하다.

지난해 9월 국내에선 처음으로 '옮겨심기' 가 아닌 '파종' 으로 키운 잔디는 겨울에도 시들지 않는다.

그라운드에 내려가 만져보니 촘촘하고 여간 폭신한 게 아니다. 그라운드에서 바라다본 4만3천5백12석의 관중석은 손에 닿을 듯 가까웠다.

사이드 라인에서 1층 맨 앞좌석까지는 불과 11m. 선수들의 숨소리는 물론 이마의 땀방울까지 볼 수 있을 정도다.

본부석 쪽으로 올라가 위에서 그라운드를 내려다 봤다. 이곳엔 칵테일 바와 회의 테이블까지 갖춘 특별관람실(13실)도 있다.

21도 경사의 1층을 지나 경사 34도의 2, 3층으로 가는 도중 뒤를 돌아보니 아찔했다. 난간을 잡지 않으면 발걸음을 떼기 어려울 정도였다.

혹시 대형 사고라도 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들었다. 하지만 일단 올라가 자리를 잡고 앉으니 '축구 전용구장이란 이런 거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났다. 헬기를 타고 경기장 위를 저공 비행하는 기분이랄까.

시야가 넓으니 경기장 전체가 한눈에 들어온다. 본부석 오른쪽 사이드에 있는 가로 24.6m, 세로 9.3m의 최첨단 전광판은 눈앞의 TV 화면처럼 보였다.

2백59석의 1층 장애인석과 20개의 장애인 화장실에서는 작지만 세심한 배려를 느낄 수 있다. 매점.화장실 등 편의시설은 관중석 각 블록 뒤에 바로 위치해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주차장으로 향하는 도중 만난 보조경기장(2천5백90석)의 멋진 잔디와 공원을 빠져나오면서 본 수십그루 마로니에의 초록빛 칠엽(七葉)은 오래도록 감동을 불러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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