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명반 콜렉션]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

중앙일보

입력

카덴차는 협주곡에서 독주 악기가 오케스트라의 도움 없이 테크닉을 과시하는 부분이다. 19세기말까지만 하더라도 작곡자는 카덴차를 악보로 남기지 않았다.

베토벤의 '바이올린 협주곡' 에서도 카덴차는 즉흥연주를 이끌어가는 연주자의 몫이었다.

요즘 널리 연주되고 있는 카덴차는 바이올리니스트 요제프 요아힘과 프리츠 크라이슬러의 버전. 아우어.밀스타인.생상.비외탕.이자이.부조니 등 40여명도 각각 카텐차를 작곡했다.

깨끗한 톤과 유려한 테크닉으로 호평을 받고 있는, 바이올리니스트 기돈 크레머의 92년 녹음(텔덱) 에 등장하는 카덴차의 주인공은 '베토벤-크레머' 다.

피아니스트 겸 출판업자인 무치오 클레멘티(1752~1832) 의 요청으로 베토벤이 이 곡을 피아노협주곡으로 편곡하면서 팀파니(!) 를 곁들인 카덴차를 남겼는데, 크레머가 다시 여기에 자신의 편곡으로 바이올린 독주를 보탠 것. 피아노 연주는 백스테이지에서 스피커를 통해 무대로 연결된다.

바이올리니스트 미켈란젤로 아바도.볼프강 슈나이더한.막스 로슈탈 등도 피아노협주곡 버전에 담긴 카덴차를 재편곡해 연주했다.

베토벤이 원곡에 카덴차를 붙였더라도 여기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으리란 생각 때문이다. 팀파니의 독주로 시작하는 이 협주곡은 1악장 길이만 25분이 넘게 걸린다.

1806년 초연 당시 빈 청중을 적잖이 당혹케 한 대목이다. 이 곡이 본격 레퍼토리로 자리잡은 것은 13세의 나이로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 악장이 된 요제프 요아힘이 1844년 런던에서 멘델스존의 지휘로 연주하면서부터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