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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 사업 둘러싸고 계열사간 갈등

중앙일보

입력

좌초위기의 금강산 관광사업을 둘러싸고 현대 계열사간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관광선을 운영하는 현대상선이 사업포기를 주장하며 일부 유람선을 철수시킬 예정인 가운데, 금강산사업의 주체인 현대아산은 현대의 독점사업 대신 '국민관광사업' 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어 마찰을 빚고 있다.

현대상선(http://www.hmm.co.kr)은 16일 대북사업 적자 폭을 줄이기 위해 임대한 네척의 유람.쾌속선 가운데 두척을 선박 소유회사에 돌려주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앞으로 관광객이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고 당초 27일까지로 예정했던 관광선 감편 운항을 더 연장하는 한편 배 두척을 아예 대북사업에서 뺄 계획" 이라며 "이를 통해 연간 2백억원의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현대상선은 이를 위해 우선 계약기간이 1년반 남은 금강.봉래호 두척을 제3국 선사에 재용선했다가 계약기간 종료 시점에서 소유회사에 돌려줄 계획이다. 현대는 곧 이같은 내용을 소유회사인 말레이시아 스타크루즈측에 통보할 예정이다.

그러나 현대아산측은 사업중단 대신 '국민관광사업' 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아산은 정부.북한측이 관광선 카지노 설치와 육로관광 개설을 허용할 것을 전제로 다각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현대아산은 특히 관광사업 로고와 홍보.인쇄물, 모자 등 캐릭터 상품에 '현대 금강산 관광' 으로 표기하던 것을 '현대' 라는 문구를 빼고 '금강산 관광' 으로만 쓰기로 했다. 최근 악화된 현대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없애고 금강산 관광사업을 기업차원이 아닌 국민사업화하기 위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현대아산은 4월분 금강산 관광료도 보낼 여력이 거의 없어 이달 말이 금강산 관광 중단 여부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곧 방북할 예정인 정몽헌(鄭夢憲)현대아산 회장은 이날 기자와 만나 "대북사업 지속여부를 정부.북한측의 최종입장을 확인한 뒤 결정할 것" 이라고 밝혔다.

김남중 기자 nj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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