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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비교체·정기보수·특근 폐지…기업들 감산 안간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삼성전기(http://www.sem.samsung.co.kr) 공장 직원들은 지난해에는 하루 몇시간씩 했던 특근과 잔업을 최근에는 전혀 하지 않고 있다.

올들어 오디오용 부품, 인쇄회로기판 등의 제품은 지난해와 비슷하게 팔리지만 컴퓨터.핸드폰 부품은 20~30%씩 매출이 줄어 일거리가 줄었기 때문이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컴퓨터.핸드폰 부품은 아직 지난해 재고가 남아 있는 상황" 이라며 "특근.잔업을 줄이면서 공장가동률이 지난해보다 20~30% 포인트 가량 떨어졌다" 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당초 올 1분기에는 지난해 재고가 소진되고 2분기부터는 신규 수요가 생길 것으로 기대했으나 아직 기대에 못미치고 있다" 고 전한다.

국내외에서 수요 위축에 시달리고 있는 기업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생산을 줄이고 있다.

잔업.특근을 줄이는 것은 물론 생산설비 교체나 정기보수를 활용, 공장을 세워 사실상 감산 효과를 거두고 있다. 삼성종합화학.현대석유화학.효성.대림산업 등 석유화학업계는 지난 3월말부터 5월까지 정기보수 중이다.

이들 업체의 정기 보수 대상 시설은 유화업계 전체 생산설비 6백만t의 2.9%인 17만여t이다. 이 과정에서 8만여t의 합성수지 부문 감산 효과를 거둔다는 계산이다.

반도체 업체들은 생산라인 개선을 통해 값이 떨어진 D램 생산을 줄이고 있다.

하이닉스 반도체의 경우 기존 D램라인 중 2개 라인을 비메모리 제품의 파운드리 라인(주문형 생산라인)으로 바꿨으며, 나머지 라인들도 업그레이딩 작업을 하고 있다.

하이닉스 반도체는 이를 통해 지난해 전체 생산량 중 80% 수준이던 메모리 생산 비중을 올해는 70% 수준으로 떨어뜨릴 계획이다.

감산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폴리에스테르 단섬유 업체들이다. 이들은 지난 3월말 업체 대표들이 모여 감산에 합의했다.

화섬협회 관계자는 "동남아시장의 수요 감소에다 주요 수출시장인 중국에서 가격이 크게 떨어져 감산이 불가피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고 전했다. 업체들은 가동률을 줄이거나 시설 개보수 등으로 감산 합의를 지킬 계획이다.

철강업계는 건설경기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음에 따라 철근의 경우 생산 능력(1천1백80만t)에 비해 수요는 9백만t에 그칠 것으로 예상돼 감산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국내 철근생산 능력은 월 98만t 수준이지만 지난 1월엔 61만5천t, 2월엔 63만1천t 생산에 그쳤으며, 성수기인 지난달에도 71만t정도를 생산했다. 지난해 3월의 경우 생산량이 82만t이었다.

동국제강은 올초 조강목표를 생산능력(연간 5백30만t)에 못미치는 4백87만t으로 잡는 등 대형 철강업체들은 연초부터 아예 생산목표를 줄여 잡았다.

산업부biznew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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