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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박 “대세론 붕괴” 포화, 박근혜는 “ …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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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새누리당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첫 합동연설회가 26일 광주광역시 염주종합체육관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김문수·안상수·박근혜·임태희·김태호 후보. [광주=김형수 기자]

“지금도 불통·먹통인데 대통령이 되면 불통령, 먹통령이 될 것이다.”(김문수)

 “우리 정치는 어려운 국민의 삶은 제쳐두고 비방과 네거티브 하느라 바쁘다”(박근혜)

 26일 광주 염주실내체육관에 3000여 명의 지지자가 모인 가운데 새누리당 비(非)박근혜계 후보들은 지지율 1위 박근혜 후보를 겨냥해 동영상과 효과음, 고성을 동원한 대대적인 화력전을 펼쳤다. 24일 방송토론회는 ‘맛보기’였던 셈이다.

 박 후보는 맞상대를 피해 광주복합문화산업단지를 포함한 지역공약을 강조하는 ‘회피 전술’을 사용했다. 지난번 방송토론에서 김문수 후보의 ‘만사올통(만사가 올케로 통한다)’을 포함해 건건이 대응했다가 오히려 마이너스만 됐다는 자체 분석 때문이다.

 첫 번째 연설자인 김문수 후보는 “박근혜 후보로는 불안하다. 대세론이 붕괴되고 있다”며 “어제 여론조사에서 안철수 교수에게 역전된 걸로 나왔다”고 말했다. 25일 JTBC-리얼미터 공동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해 대세론을 공격한 것이다. 그러면서 “제가 택시운전을 하는 데도 면허증, 자격증이 필요한 데 안철수 같은 무자격, 무면허자가 대한민국을 이끌 수 없지 않느냐”며 박 후보와 안 원장을 싸잡아 비판했다. 홍보 동영상에서 자신의 공장 노동자 시절 사진과 1970년대 후반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하던 박 후보의 사진을 대비시켜 “내 부모, 내 형제와 함께 공장에서 땀 흘린 국민의 한 사람을 선택하겠나, 무소불위의 권력 아래 혜택을 다 누린 대통령의 딸을 선택하겠나”라고 청중에게 되물었다.

 김태호 후보도 첫머리에 “안철수의 책 한 권으로 (박근혜) 대세론이 흔들렸고 TV 출연 한 번으로 대세론이 뒤집어졌다”며 “우리의 대세론이 얼마나 허망하다는 것을 제대로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어 “5·16이 혁명이고, 최선의 선택이었다는 역사인식에 젊은이들이 분노하고 있다”며 “쿠데타는 쿠데타고 혁명은 혁명인데 왜 시원하게 인정하지 않고 진심으로 사과하지 않나”라고 몰아세웠다. 김 후보는 안 원장을 놓고도 “수영장에서 수영할 줄 알면 태평양에서도 수영할 수 있다고 하는데 수영장에 성난 파도가 있느냐”고 과거 발언을 꼬집었다.

 임태희 후보는 “5·16 쿠데타를 옳다고 얘기하고 경제민주화로 대기업을 규제하고 처벌하면 국민의 마음을 잡을 수 있을 거라 강변하는데 이런 ‘역사 파괴적 발상’으로 대한민국을 열어갈 수 있나”라고 비판했다. 이에 비해 안상수 후보는 “경제식민지라는 호남을 새로운 공단을 활성화해 자립하는 지역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지역공약을 부각시켰다.

 집중 공세 속에 마지막으로 단상에 오른 박 후보는 단호한 표정으로 연설에 나섰다. 연설 도중 주먹을 쥐고 단상을 치기도 했다. 박 후보는 “청년들은 일자리가 없어 불안하고 등이 휘어져라 일해도 노후가 불안한데 우리 정치는 과거와 싸우느라 바쁘다”며 “이런 비상식의 정치를 끊고 국민 삶을 중심에 놓는 상식의 정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타 후보에 대해선 일절 언급을 피했다. 대신 당 대표 취임 이후 호남 첫 방문을 시작으로 고(故) 김대중 대통령과의 인연을 소개하며 ‘영호남 화합’을 강조했다. 박 후보는 공약을 집중적으로 소개하며 다른 후보들과 차별화하는 데 주력했다. 그는 “목포에서 부산까지 철도고속화도 단계적으로 검토할 때가 됐고, 기대만큼 되지 않는 새만금의 3대 현안을 챙겨 성공시대를 활짝 열겠다”고 강조했다. 말미에 시간 초과로 마이크가 꺼진 가운데서도 “다음 달이면 김대중 전 대통령 3주기를 맞게 된다”며 “살아생전 김대중 대통령께서 저에게 ‘국민 화합의 최적임자’라고 말씀해주셨는데 잊지 않고 가슴에 새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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