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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칼럼] 여드름에도 등급이 있다

중앙일보

입력

대전 하늘체한의원 최현민 원장

우리나라의 대입(大入)을 위한 수학능력시험에는 등급제가 있다. 이것처럼, 여드름에도 등급이 존재한다. 외국의 경우 병변의 수와 형태에 따라 Grade를 0~7까지 나눈 Burton 등급이 있고, Cunliffe 등급의 경우는 소수의 매우 작은 염증성 병변이 관찰되는 Grade0.1부터 얼굴전체에 심한 염증성 여드름 병변이 존재하며 다수의 결절, 심재성의 농포가 관잘되는 Grade8 까지 분류를 해놓고 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는 최근에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경희대병원, 한양대병원, 원주기독병원 등 국내 5개 의과대학 의료진이 1년 6개월간 한국인 여드름의 특성을 연구해서 한국형 여드름 중증도 평가시스템인 KAGS(Korean Acne Grading system)를 개발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인 여드름 진단기준을 얼굴에 발생한 병변(구진, 결절, 반흔등)의 개수 그리고 형태에 따라 6단계로 나누었다. 먼저 초기단계인 Grade1은 지금 5mm이내의 구진이 10개 이하인 상태이다. Grade2는 11~30개 사이의 구진이 있으며, Grade3은 구진 31개 이상과 지름이 5mm이상인 결절 10개 이하로 구분한다. Grade4는 결절 11~20개와 가벼운 진행성 흉터가 있는 상태이고, Grade5는 결절 21~30개와 중증도의 진행성 반흔이 있는 상태이며, 가장 심한 Grade6은 결절 31개 이상, 심한 진생성 반흔이 있는 상태로 구분 지었다.

보통 Grade2~3이상인 경우, 반흔이나 색소가 많이 남을 수 있기 때문에, 집에서의 관리보다는 여드름을 전문적으로 보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객관적인 기준으로 여드름을 나누어 놓는 것도 중요하지만, 수능등급이 그 사람의 인생을 모두 설명할 수 없듯이 KAGS만으로 여드름의 예후나 진행을 전부 설명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환자 피부의 특성상 Grade가 낮더라도, 흉터나 색소가 쉽게 남을 수 있고, 여드름의 개수가 적어도, 일반구진이 아닌 결절성, 응괴성 여드름으로 증상이 발현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방적으로는 몸 안에 熱毒(열독)이 많거나, 피부를 주관하는 肺(폐)의 기능이 좋지 않을 경우, 당장 눈에 보이는 여드름은 심하지 않겠지만, 피부상태가 앞으로 안 좋아 질 수 있을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갈수록 더워지는 요즈음, 자신의 정확한 피부상태를 파악하는 동시에 자신의 건강상태까지 파악하는 것이 건강한 피부와 건강한 몸을 가꾸어가는 가장 좋은 방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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