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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선진 대학 탐방]동국대 학생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대·헤이그대를 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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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스테르담대학에서 한 학생과 인터뷰를 진행하는 동국대 학생 기자들(위)과 네덜란드 각 대학 캠퍼스에 조성된 자전거 주차장(아래). [사진 = 동국대]

동국대 학생들이 선진교육 현장을 찾아 떠났다. 동국대 미디어센터(동대신문·교육방송국·영자신문) 소속 이종찬(25·정치외교학과 3), 장익현(24·영어통번역과 3), 권수진(21·일어일문학과 3), 조예라(20·신문방송학과 3)씨 등 4명은 지난 2일부터 8박9일 동안 네덜란드를 방문했다. 글로벌 취재 능력을 기르고 유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외국 대학의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서다.

모든 학부에서 영어 강의 개설해 유학생 유치

네덜란드의 서울대라고 할 수 있는 명문 공립대학인 암스테르담대학. 3일 오전 대학 본관에서 만난 대변인 아넬로 반 에그몬드는 “연구중심대학으로 7개의 학부가 암스테르담 시내 곳곳에 분산돼 있다”며 “국제화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모든 학부에 영어 강의가 개설돼 있어 유학생 수만 2000여 명이 넘는다”고 소개했다. 장씨 등 학생 기자들은 교직원 한스 헐스트(36)와 함께 1632년 설립된 초기 대학 건물을 방문하고 싱겔(Singel) 꽃시장 근처에 있는 중앙도서관을 찾았다. 헐스트는 “중앙도서관에는 열람실만 있고 서가는 없다”며 “이곳에서 책을 요청하면 각 단과대학 도서관에서 가져다 준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은 암스테르담대 의과대학에 재학 중인 양하양(24·여)씨와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했다. 저녁 6시에 시작한 인터뷰는 8시를 훌쩍 넘겨 끝났다. 이튿날에는 헤이그대학을 찾았다. 헤이그는 네덜란드의 정치 중심지로 이준 열사가 일본의 조선 지배 부당성을 알리기 위해 방문했던 곳으로 알려져 있다.

학생 기자들은 암스테르담대 경제학과에 재학 중인 김성학(22)씨와 인터뷰하며 네덜란드의 입시제도와 학생 복지에 대해 물었다. 김씨는 “네덜란드에서도 의·치대가 인기다. 하지만 경쟁률이 높으면 성적순이 아니라 일정 기준만 넘으면 추첨으로 선발한다”고 말했다. 일종의 로또식이다. 한국식 교육제도에 익숙한 학생들에겐 이해하기 어려운 제도였다. 김씨는 “등록금도 연 1500유로(200만원)밖에 되지 않고 매달 200유로(30만원) 정도의 학업지원금을 받는다”고 말했다. 이종찬(25)씨는 “우수한 대학 교육복지 정책이 자칫 학생들의 학업 수준을 낮게 만들 수도 있을 텐데 경쟁과 협력이 적절하게 이뤄져 대학 평가에서 높은 순위를 받는 게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교육시설에 대한 투자도 한국과 달랐다. 헤이그 옆 작은 도시 델프트에 위치한 델프트공과대에는 천연잔디가 깔린 축구·야구·하키장과 20여 개의 테니스코트, 비치발리볼 경기장 등이 있었다. 학생들은 10유로 안팎의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 조씨는 “한국 대학에선 찾아볼 수 없는 대규모 체육시설이 부럽다”고 말했다.

‘자전거의 나라’답게 모든 캠퍼스에 보관소 설치

‘자전거의 나라’ 네덜란드에 등록된 자전거는 1800여만 대다. 네덜란드 인구가 1670만 명임을 감안했을 때 국민 1인당 1.1대로 유럽 최고다. 6일 오전 8시30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중앙역. 헤이그~암스테르담을 기차로 통학하는 대학생 마이크 얀센(21)은 기차역에서 나와 역 옆에 있는 자전거 주차장으로 향했다. 얀센은 “역에서 학교까지 자전거로 15분이면 충분해 트램이나 버스보다 빠르다”고 말했다.

자전거가 학생들의 주요 이동 수단인 만큼 각 대학에는 자전거 관련 시설이 필수다. 암스테르담대 교직원 한스 헐스트는 “대학 캠퍼스와 중앙도서관이 시내 곳곳에 위치해 있어 자전거가 유용하기 때문에 캠퍼스마다 자전거 보관소가 있다”고 말했다. 3살 때 처음 자전거를 배웠다는 얀센은 “학교에서 단체로 박물관 견학을 갈 때도 학생들이 자전거를 타고 간다”고 말했다.

한편 동국대는 같은 기간에 독일·스위스에도 대학 취재팀을 파견했다. 이들이 취재한 내용은 2학기 중 동대신문에 연재되고 10월에 책으로 발간돼 대학 홍보자료로 활용하거나 각 고교에 무료로 보급할 예정이다.

암스테르담·헤이그=최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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