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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반도체 등 19조 투자, 낸드플래시 집중 육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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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오른쪽) 회장이 지난달 29일 SK하이닉스 제3공장 M12라인 준공식 후 직원들과 팔씨름을 하고 있다.

에너지와 통신을 양대 축으로 내수 산업에 집중하던 SK그룹은 하이닉스 인수를 계기로 제조업을 기반으로 한 글로벌 기업으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SK의 변화는 적극적인 인수합병(M&A)에서 시작됐다. 올 2월 하이닉스 인수절차를 마무리하면서 SK그룹은 전체 매출 가운데 수출 비중이 70%를 넘어섰다. 제조·수출기업으로 체질이 바뀐 것이다.

최태원(52) SK그룹 회장은 직접 하이닉스의 대표이사로 취임하면서 반도체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우선 투자부터 늘렸다. 올해 SK그룹의 투자 규모는 지난해의 두 배가 넘는 19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특히 반도체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29일 청주 제3공장에서 낸드플래시를 주력 생산하는 M12라인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20일에는 미국의 컨트롤러 업체인 LAMD를 2970억원에 사들였다. 올 5월에 이탈리아의 낸드플래시 개발회사 아이디어플래시를 인수해 ‘SK하이닉스 이탈리아 기술센터’로 전환했다. D램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약한 낸드플래시를 육성하기 위한 행보다. 최 회장은 올 2월 중국 우시(無錫)의 하이닉스 사업장을 방문한 데 이어 경기 이천과 충북 청주의 공장을 잇따라 방문했다. 그는 “반드시 하이닉스를 성공시켜 그룹의 성장축으로 키워 나가는 데 매진하겠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SK그룹의 새로운 성장전략은 ‘기술’과 ‘글로벌’이다. 올 2월 중국 시노펙, 영국 BP와 총 70억 위안(1조2000억원)을 투자해 중국 충칭(重慶)에 대형 석유화학 단지를 조성하는 양해각서(MOU)를 교환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터키 도우쉬그룹과 에너지·인프라 등에 최고 5억 달러(5700억원)를 공동 투자하는 협약도 맺었다.

글로벌 경영 덕에 지난해 SK그룹의 매출은 122조원으로 5년 만에 두 배 가까이로 늘었다. 올 들어서는 SK㈜가 미국 경제잡지 포춘이 발표한 글로벌 500대 기업 가운데 65위에 올랐다. 여기에 반도체를 붙여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것이 SK의 기본 전략이다. SK그룹 관계자는 “최 회장이 당분간 국내 사업은 전문경영인에게 맡기고 자신은 해외 자원개발과 하이닉스 경영에 주력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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