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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윤리자문위, 배아간세포 연구 열띤 논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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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윤리자문위원회(위원장 진교훈)가 10일 오후 세종문화회관에서 주최한 `바람직한 생명윤리기본법(가칭) 마련을 위한 공개토론회''에서는 배아간세포의 이용 범위에 대한 활발한 논의가 벌어졌다.

이날 공개토론회에는 진 위원장을 비롯 자문위원회 위원과 의학계, 종교계, 학계 등에서 100여명이 참석, 생명공학과 생명윤리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배아간(幹)세포(emriyo stem cell)란 수정란이 자궁에 착상되기 전 수정란에서분리된 미분화세포로서 하나의 세포가 특정한 조직이나 기관, 개체로 발생할 수 있는 전능성(全能性. totipotency)을 가진 세포다.

따라서 배아간세포의 분화를 체외에서 조절할 수 있는 방법이 규명될 경우 급성간염 등 난치병 환자의 치료에 필요한 정상세포와 장기를 대량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배아간세포의 이용은 동종, 이종간 장기이식기술 개발, 세포이식치료법 개발 등을 통해 의학적 발전에 획기적 기여를 할 전망이지만 기능적 생명 가치관 확대, 우생학적 가치관 도입 등 윤리적 문제가 제기돼 생명공학의 연구범위와 윤리적 허용범위사이에서 논쟁의 초점이 되고 있다.

이 자리에서는 인간 배아간세포 연구의 전망에 대한 상반된 견해와 성체간세포와 배아간세포 연구의 상호 보완여부에 대한 상반된 의견들이 교환됐다.

임정묵 서울대(농생명공학부)교수는 발제연설을 통해 "배아간세포 연구는 과학의 근본 목표인 인류복지향상에 반드시 필요하다"며 "몇가지 위험요소만을 차단해 과학기술의 창의성과 독자성을 존중하는 사회적 공감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생명안전윤리연대 박병상 소장은 "의.과학계에서는 윤리적인 우려를 인정한다면서도 이에 대한 문제해결에 대한 노력을 보이고 있지 않다"며 "연구비만 많이 투입해 연구가 완성되면 모든 것이 해결되리라는 생각은 순서가 뒤바뀐 생각"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박국인 연세대(의학과) 교수는 "현재 일반화된 골수간세포이식 성체(成體)간세포의 연구와 이를 상호보완하는 배아간세포 연구가 병행되야 한다"며 "과학연구가 당장의 효과만 바라본다는 것은 근시안적인 견해"라고 말했다.

참여연대 시민과학센터 김환석 소장은 "윤리적 문제가 없는 성체간세포에 대한연구를 집중해야 하는데 배아간세포 연구에만 관심과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며 "성체간세포 연구가 활성화되면 배아간세포 연구가 줄어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구영모 울산대(의학과) 교수는 "배아간세포 연구가 성체간세포보다 이득이 많다는 보장이 없으므로 의.과학적 효용만을 이유로 인간 수정체의 파괴를 일으키는 배아간세포 연구를 고집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강훈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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