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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득 사퇴 표명 … 안갯속 한국노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0면

90만 명의 회원을 둔 한국노총의 이용득 위원장이 23일 공식 사퇴의사를 밝혔다. 이 위원장은 이날 ‘조합원에게 드리는 글’을 통해 “또다시 새로운 길을 개척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향후 거취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노동계에서는 이 위원장이 한때 겸직하다 사퇴한 민주통합당 최고위원직으로 복귀하려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익명을 원한 산별 대표는 “이 위원장이 간담회에서 사퇴 조건으로 ▶현 임원진의 임기 보장 ▶정치지침(민주당과의 정치 통합) 유지를 요구했다”고 전했다. 또 “지역·산별 대표들이 이 같은 조건을 받아들이기로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국노총은 24일 중앙집행위원회와 중앙정치위원회, 27일 임시 대의원 대회를 연다. 이 자리에서 이 위원장과 지역·산별 대표 간의 ‘사퇴 합의’가 받아들여지면 한국노총과 민주당의 정치적 연대는 유지될 전망이다. 이 위원장 개인만 노총에서 당으로 자리를 옮기는 셈이 된다.

 하지만 한국노총 내부에서도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노총 관계자는 “노총 분열을 봉합하는 게 급선무라 타협이 이뤄졌을 뿐”이라며 “현 정치지침이 계속 유지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노총은 곧 보궐선거를 실시해 이 위원장의 잔여 임기(1년6개월)를 대신할 새 위원장을 뽑는다. 이 위원장 반대파에서 차기 위원장이 나올 경우 현실적으로 민주당과의 관계를 재고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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