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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NYT, '올드보이' 혹평.."광폭한 스릴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미국의 권위지 뉴욕타임즈가 25일(미국시간) 개봉을 앞둔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에 대해 읽는 사람이 처참할 정도로 혹평했다.

뉴욕의 스타평론가 중 한명인 마놀라 다지스는 25일자 뉴욕타임즈 영화면에 쓴 '올드보이' 영화리뷰에서 '10대 매춘부' '광폭한 스릴러'라는 신랄한 단어를 사용해가며 '올드보이'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그녀는 "산낙지를 먹는 남자, 그리고 수십명의 사람 머리를 망치로 치는 남자와 예술이라고 하는 것은 도대체 어떤 관계냐"며 "오대수가 주인공인 이 작품은 한국의 광폭한 스릴러(frenzied Korean thriller)에 다름 아니다"고 단정했다.

다지스는 '올드보이'가 지난해 칸국제영화제에서 2등상(심사위원대상)을 받았다며, "전작 '복수는 나의 것'과 '올드보이'의 가학적 폭력성을 감안해보면 박찬욱 감독의 팬들 기저에는 고급예술과 저급예술의 차이를 모르는 컬트영화 열광자들이 깔려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찬욱 감독에 대해서는 "히치코크나 큐브릭, 특히 데이비드 핀쳐로부터 영향을 받은 것 같은 나무랄 데 없는 비주얼 스타일을 갖고 있다"면서도 "그는 확실히 거장의 반열에 든 것 같지만 그가 거장이라는 사실과 영화의 평가와는 상관이 없다"고 평가했다.

이미 대작 '알렉산더'에 대해 '확실히 유치한 각본 등 최악의 수준'이라며 독설을 퍼부은 게 마놀라 다지스의 특기지만, 이해하기 힘든 대목은 극중 막판 이우진(유지태)의 친누이로 나오는 수아(윤진서)를 '10대 매춘부'(teenage slut)로 표현한 것. 근친상간의 혐의가 있기는 하지만, 수아는 극중 모성애의 상징으로 해석되는 게 일반적이다.

다지스는 이후에도 '미숙한 결말'(puerile finish) 등의 단어를 사용해가며 스토리 전개까지 비판한 뒤 "'올드보이'는 주요 타깃 관객층의 사춘기적 정서를 겨냥한 작품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그녀는 "'올드보이'가 몇몇 시네필에 의해 지지를 받는 것은 파산한 포스트모더니즘의 한 단면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올드보이의 칸 수상은) 쿠엔틴 타란티노가 지난해 칸 심사위원장이었다는 것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스타뉴스=김관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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