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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각 팀 전력 분석 - 해태 (下)

중앙일보

입력

해태 타이거스는 8개 팀 중 중위권 이상으로 분류되고 있는 투수력에 비해 상대적으로 타력은 조금 떨어지는 편이다.

중심타자였던 홍현우가 FA로 LG 트윈스로 이적한 공백도 크지만 기존의 장성호와 용병 타바레스를 제외하고는 그렇게 특출하게 보이는 타자가 없다. 물론 최근 삼성 라이온즈에서 트레이드 되어온 신동주가 제 몫을 해주리라 기대는 되지만 클린업트리오로서는 중량감이 떨어진다.

톱 타자는 용병 타바레스가 맡을 것으로 예상이 된다. 타바레스는 지난 시즌 75경기에 나와 305타수 102 안타 (타율 0.334) 3홈런 44타점 31도루를 기록했다. 성적에서 알 수 있듯이 그는 비록 슬러거는 아니지만 대신 정확한 타격과 빠른 발을 이용한 수준급의 주루 플레이로 올 시즌 용병 최초의 도루왕 까지 노린다.

’99 시즌 신인왕 후보에 까지 오를 정도로 장래가 밝았으나 지난 시즌 의외로 저조한 성적(타율 0.260 1홈런 37 타점 9도루)을 올렸던 정성훈은 기대해 볼 만 하다. 문제가 되었던 체력적인 부분은 동계훈련으로 많이 극복되었고 꾸준한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힘까지 얻었다.

최근 몇 년 동안 높은 출루율로 인해 1번 타자의 중책을 맡았던 장성호는 올 시즌 부터는 3번 타자에 포진할 가능성이 크다. 정확한 타격은 국내 톱 클래스임이 분명하나 장타력이 떨어져 중심 타자로서는 왠지 부족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해태의 간판타자로서는 손색이 없다.

용병 루이스 산토스는 동계훈련 기간에는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 주지 못해 코칭 스텝진을 안타깝게 하였으나 시범경기 동안 두산 베어스 전에서 3연타석 홈런을 터뜨리는 등 발군의 실력을 선보여 팀의 4번 타자로 고정이 되었다. 노장(1966년생)이라 여름까지 어떻게 체력을 유지할 것인가가 관건이다.

좌완 강영식을 내주고 삼성에서 영입한 신동주는 짧은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팀에 적응이 금방 되어 시범 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남기고 있다. 꾸준한 기용만 보장된다면 선구안이 나쁘다는 평가를 듣는 신동주지만 공-수-주에서 제 몫은 충분히 해주리라 본다.

수술의 후유증으로 인해 아직까지 완벽한 컨디션을 찾지 못하고 있는 최익성도 6번 타자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해주리라 예상된다. 몇 년 전보다 힘이 많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찬스에 강한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 왔기에 코칭 스텝진에서 거는 기대는 남다르다.

하위 타선은 8개 팀 중 중간은 간다는 평가다. 몇 년 동안 부상으로 제대로 출장조차 못한 김종국은 올 시즌은 한 번 해볼만 하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해태에서 가장 유심히 볼 선수는 포수 김상훈이다. 파워와 세기가 부쩍 늘어 안방마님 자리를 노리고 있다. 시즌 초 돌풍을 일으키다 뜻하지 부상으로 인해 중도 탈락한 홍세완 역시 주목해 볼 선수다.

이 밖에 기존의 김창희, 장일현, 양현석, 김태룡에 신인 김민철, 심제훈 그리고 이적 해 온 정영규, 안희봉 등도 절치부심, 재기의 칼날을 갈고 있다.

해태 수비력은 타 팀에 비해 그렇게 떨어지는 편이 아니다. 몇 년 동안 주전 포수자리는 최해식이었으나 올 시즌에는 김상훈 등의 급성장으로 치열한 다툼이 예상된다. 또한 중고 신인 황성기도 좋은 활약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최해식과 함께 돌아가면서 마스크를 써야 할 김상훈,황성기가 얼마나 투수 리드와 수비를 잘해주느냐 지켜볼 만 하다.

내야에는 수비의 귀재 김종국이 2루 자리를 예약해 놓은 가운데 신인 김민철과 심제훈이 호시탐탐 자리를 노리고 있다. 3루와 유격수는 각 각 홍세완과 정성훈이 자리를 바꾼다. 내야는 젊은 선수들이 맡고 있어 파이팅과 패기는 넘치나 세기면에서는 좀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최익성(김창희)-타바레스-신동주가 맡을 외야수비는 좋은 편이다. 문제는 어깨가 약한 최익성인데 괜찮은 중계 플레이로 충분히 커버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이 된다.

올 시즌 해태는 부족한 장타력을 활발한 주루 플레이로 보충할 예정이다. 지난 시즌에도 두산 베어스에 이어 112개로 전체 2위를 차지 하였지만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전성기 시절의 모습을 보일 것이다. 타바레스와 정성훈이 선봉장이 된 가운데 김종국, 신동주, 최익성 등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지난 시즌 주전 9명의 타선 짜기도 버거웠던 것에 비하면 올해는 한 번 해 볼만 하다는 것이 해태 관계자의 말이다. 문제는 역시 그룹의 재정상태다. 언제 다른 기업에 넘어 갈 지 모르는 상황에서 선수들이 경기에 집중하기란 어렵다.

하지만 프로야구 초창기부터 해태의 장점이었던 끈끈한 팀 분위기가 살아나고 있다는 점에서 해태는 이대진과 박충식이 즉시 전력감이 된다면 4강 까지 넘볼 수 있다 하겠다.

※ 신종학 - 프로야구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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