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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누비는 향토기업

중앙일보

입력

"선박용 항해 장비 등으로 5대양 6대주를 누비겠습니다. "

부산시 영도구 동삼동 삼영이엔씨 (http://www.samyungenc.com) 는 선박용 통신.항해.어로전자 장비를 생산하는 국내의 대표적인 회사. 부산항이 훤히 내려다 보이는 곳으로 최근 이사한 이 회사 1백60여 직원은 세계 각국의 선박이 드나드는 부산항을 수시로 바라보며 해외시장 개척의 의지를 다지고 있다.

이 회사가 생산하는 제품은 전세계 해상조난안전 시스템인 GMDSS와 인공위성으로부터 항해에 필요한 각종 정보를 받을 수 있는 GPS플로터, 어군탐지기, 어망감시기 등.

GMDSS는 항해 선박의 위치.속도 등에 대한 정보가 수록되고 인공위성을 통해 육지와 통신과 메시지를 교환할 수 있는 안전항해에 필수적인 장비. 주로 일본에서 수입해 사용하다 삼영이엔씨가 1999년 개발에 성공, 연간 1백억원의 수입대체 효과를 가져왔을 뿐 아니라 외화벌이에도 효자노릇을 하고 있다.

비슷한 성능의 일본제품보다 가격이 20% 정도 저렴해 특히 러시아와 아시아 국가 선박회사들로부터 호평을 받고있다. 지난해 러시아에 2백만 달러어치를 수출한 데 이어 올해는 3백만달러어치 수출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러시아 수출을 늘리기 위해 블라디보스토크 등 극동지역과 흑해지역에 9곳의 대리점을 두고있다.

또 지난해 중국 꽝저우 (廣州)
에 대리점을 설치, 중국시장을 개척하고 있으며 싱가포르.인도네시아.인도.스리랑카에도 진출했다. 내년에는 이 장비를 가장 많이 생산하고 있는 일본 시장도 공략할 계획이다.

국제항로를 운항하는 3백t이상의 선박이 연차적으로 GMDSS 장비를 의무적으로 갖추기로 돼 있어 회사측은 이 장비 수출이 크게 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회사는 또 갑자기 침몰한 선박의 위치와 항해자료를 자동으로 발신해 구조와 수색에 도움을 주는 장비인 GPS플로터를 지난해 개발하는데 성공, 올해부터 해외시장을 노크하고 있다. 회사측은 이 장비에 수록된 부산항 등 주요 국제 항의 지도가 일본제품보다 상세하고 정확해 해외시장에서 호평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영이엔씨는 수입에 의존하던 선박용 소형 레이더 개발을 오는 6월 끝낼 예정이며 육상에서도 항구에 정박 중이거나 운항하는 선박을 자동으로 식별할 수 있는 장비인 AIS를 최근 개발했다. 삼영이엔씨는 이들 장비도 수출할 계획이다.

이들 제품은 국내 시장에서도 점유율이 70%를 넘는 등 인기를 누리고 있다.

삼영이엔씨의 선박 장비 개발은 황원 (黃源.57)
사장이 주도하고 있다. 1978년 회사 (당시 삼양사)
를 차려 선박 통신.항해장비 국산화를 선도해온 黃사장은 "국립체신고교를 나와 정보통신국 무선국에 7년간 근무하고 어선을 탄 경험이 기술개발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고 말했다.

이 회사는 30여명의 연구진을 갖춘 부설 연구소를 두고 있으며 매출액의 6%를 연구개발비로 투자, 1998년 벤처기업으로 지정됐다. 새로운 최첨단 장비를 개발하기 위해 독일.러시아 등의 연구기관과 교류도 활발하게 하고 있다. 올해 1천만 달러 수출과 코스닥 등록, 내년 8백억원의 매출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黃사장은 "우리가 생산한 장비를 설치한 선박이 5대양 6대주를 누빌 수 있도록 기술 개발에 힘쓰겠다" 며 "일부 장비는 일본을 누를 날도 멀지않았다" 고 힘주어 말했다.

강진권 기자<jk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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