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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CR 가입…우주·항공기술 추진력 얻어

중앙일보

입력

한국의 MTCR 가입은 국내 우주.항공기술 개발에 막힌 물꼬를 트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는 국내 우주센터 건설과 위성발사용 로켓 개발 등에서 그 한계를 절감해야 했다. 위성기술 선진국으로부터의 핵심부품.장비 수입, 기술이전 등이 번번이 무산되곤 했다.

대부분의 첨단 위성기술 보유국들은 MTCR 회원국으로 ''비회원국에 위성관련 장비와 기술을 팔지 않는다'' 는 내용의 협정을 맺고 있어 우주개발을 적극 추진 중인 우리의 발목을 잡아왔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1998년 3월부터 위성발사용 로켓을 개발하면서 미국과 유럽국가들에 전자광학 추적장비.관성항법장치 등을 팔라고 수차례 요청했으나 거절당한 것도 이 협정 때문이었다.

우리가 개발 중인 위성발사용 로켓의 경우 수백㎏의 탑재물을 싣고 고도 1천㎞ 정도까지 올라가야 하는 데, 구매할 수 있는 것은 3백㎞용 이하짜리였다. 기술이전은 더욱 어려웠다. 이번에 이런 제한이 일거에 풀린 셈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채연석 박사는 "MTCR에 가입하지 않고는 우주개발 프로젝트의 추진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며 "이번 가입으로 로켓의 독자개발과 발사시험 등이 순조롭게 진행될 것 같다" 고 내다봤다.

정부는 우주 발사장 건설과 위성 발사용 로켓개발을 2004년에 1차 마무리하고, 2005년에 첫 국산위성을 발사한다는 목표로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해왔다. 그러나 MTCR의 비회원국이라는 멍에 탓에 제대로 사업을 진행할 수 있을지 걱정이 많았었다.

발사된 로켓을 4천㎞까지 추적 가능한 고성능 레이더의 경우 올 봄에 당장 구매계약이 이뤄지지 않으면 첫 위성발사 계획은 최소한 1~2년 연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 장비는 구매계약에서 납품까지 3년 정도 걸리고, 현장시험 등을 하려면 4년 정도가 걸린다.

MTCR에 가입했다고 해서 우리가 필요한 모든 기술과 장비를 구매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액체 로켓엔진이나 로켓 유도제어 시스템 등 각국이 전략적으로 내놓지 않는 기술이 많기 때문이다.

박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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