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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야구] 2001 퍼시픽리그 프리뷰(下) - 올시즌 주목할 점

중앙일보

입력

1. '포스트 이치로'는 누구?

90년대 일본프로야구의 지존으로 군림했던 이치로가 메이저리그로 떠남에 따라 공석이 되어버린 퍼시픽 최고의 타자 자리는 과연 누구에게 계승될까? 그 후보로는 세이부의 마쓰이, 긴데쓰의 나카무라, 다이에의 마쓰나가, 나폰햄의 오가사와라의 4인방을 가장 주목할 수 있을 것이다.

먼저 세이부의 유격수 마쓰이 가즈오는 90년대 중반부터 꾸준히 이치로에 버금가는 플레이를 해왔기 때문에 이치로 이후를 책임질 타자로서 가장 먼저 연상되는 플레이어라 할 수 있다.

90년대말의 세이부를 대표하는 타자로 평가받는 마쓰이는 공수주 3박자를 두루 갖추고 있는데다, 현역선수로서 센츄리 베스트에 들어갈 정도로 높은 지명도를 가지고 있어 퍼시픽의 얼굴로서 모자람이 없는 타자라 할 만하다.

퍼시픽 최고의 파워히터 나카무라 노리히로또한 '포스트 이치로'를 책임잘 타자로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이다. 긴데쓰의 4번을 맡고 있는 나카무라는 비록 정교함이 떨어지고, 삼진을 많이 당해 이치로와는 스타일이 다르지만 파워면에선 독보적인 괴력을 자랑한다.

특히 작년 나카무라는 88년 가도타(당시 난카이)이후 12년만에 일본인으로서 홈런,타점왕을 석권하는 기염을 토하며 주가가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런 성과로 작년시즌 종료후 나카무라는 99년보다 무려 1억6천만엔이 인상된 3억엔에 재계약을 해내며 단숨에 퍼시픽 최고 연봉자로 뛰어오르며 퍼시픽의 명사(名士)로서의 입지를 굳히고 있다.

퍼시픽 최고의 클러치 히터 마쓰나가 노부히코와 리그 최고의 만능 플레이어 오가사와라 미치히로역시 이치로 이후의 퍼시픽리그를 대표할 타자로서 조금도 모자람이 없다. 다이에 리그 2연패의 일등공신이자 작년도 퍼시픽 MVP이기도 한 마쓰나가는 타고난 파워에 기복없는 타격과 정신력까지 겸비하고 있어 갈수록 위력이 배가되는 타자이다.

또 작년 퍼시픽리그 득점 신기록을 갈아치우며 100타점-100득점 기록을 세운 오가사와라는 이치로 못지않은 정교함과 기동력에 오히려 장타력면에선 이치로를 압도하고 있는, 이치로와 가장 유사한 스타일을 보이고 있는 플레이어로 주목받고 있다.

포수에서 1루수로 전향한 뒤, 바로 적응할 정도로 야구에 천부적인 감각을 가지고 있는 오가사와라는 특히 마쓰나가와 '포스트 이치로 다툼'외에도 1루수 포지션의 지존을 놓고도 치열한 다툼이 예상되고 있어 더욱 흥미를 끈다.

2. 다이에, 리그 3연패 가능할까?

지난 2년간 이변이란 불려도 좋을만한 연속우승을 일궈냈던 왕정치 다이에의 리그 3연패 달성 여부는 올시즌 퍼시픽리그의 최대 관심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단 다이에는 작년 우승전력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데다 취약점이던 선발진과 용병타자를 보강, 과거 난카이 시절이던 51-53년 이후 2번째로 리그 3연패를 해내려는 강한 열망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선발진이 미덥지 못하고, 작년 실력 이상으로 해 주었던 선수들이 올해에도 그만큼 해줄지 여부를 장담할 수 없기에 3연패의 길이 결코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 같다.

3. 용병, 반격할까?

최근 몇십년간 퍼시픽리그는 유난히 용병세가 강했었지만, 작년만큼은 용병세가 침체를 면치 못했다. 작년 용병타자들은 17년만에 처음으로 타격타이틀을 하나도 건지지 못했고, 용병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홈런타이틀마저도 나카무라에게 5년만에 빼았겼다.

따라서 올해 니폰햄의 오반도와 윌슨, 긴데쓰의 로즈, 롯데의 볼릭, 세이부의 페르난데스 등 명예회복을 노리고 있는 퍼시픽의 걸출한 용병거포들과 자존심을 지키려는 나카무라,마쓰나가 등의 일본인 거포들의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4. 마쓰자카, 다승왕 3연패와 투수 3관왕 도전

퍼시픽 최고의 뉴스 메이커 마쓰자카 다이스케가 올해 퍼시픽 역사상 최초인 '고졸출신 다승왕 3연패'란 대야망에 도전한다. 작년 갖은 악재속에서도 다승왕을 수성했던 마쓰자카는 이런 작년의 경험을 약으로 삼아 심기일전, 시범경기부터 쾌조의 피칭을 선보이고 있어 3년연속 다승왕에대한 가능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

또한 마쓰자카를 둘러싸고 있는 세이부란 강팀의 지원, 리그 최정상급의 구위, 근성과 침착함, 날로 쌓여가는 경험, 체력 등의 배경을 감안해볼 때, 부상이란 돌발변수만 없다면 다승은 물론 탈삼진,방어율을 포함한 투수 3관왕도 해볼만 하다고 기대된다.

이런 마쓰자카의 다승왕 3연패와 투수 3관왕 도전의 라이벌로 평가되는 투수로는 롯데의 에이스 구로키라든가 세이부의 니시구치,이시이 등이 거론되고 있다.

5. 구대성, 세이브 왕 가능할까?

올시즌 퍼시픽리그 마운드는 선발쪽보단 마무리쪽에 유난히 인재가 많다. 따라서 구원왕 타이틀을 놓고 각 팀 클로저들의 경쟁이 상당히 치열할 전망이다. 먼저 작년도 구원왕인 다이에의 페드라자는 구위는 타 팀의 마무리보단 약간 쳐지는 편이지만 다이에 철벽 불펜진의 지원을 받고 있어 구원왕 수성에 유리한 입지를 점하고 있다.

이런 페드라자의 구원왕 2연패를 저지할 투수로는 작년시즌 중반부터 마무리로 전향한 후, 그야말로 언터쳐블한 피칭을 보여줬던 롯데의 고바야시와 투수왕국 세이부의 젊은 마무리 모리를 꼽을 수 있다.

여기에 올시즌 초특급 대우로 일본에 입성한 오릭스의 수호신 구대성 역시 위력적인 구위와 강한 자신감을 무기로 데뷔 첫해 구원왕이란 대망을 숨기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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