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주총 중간 점검 내용 및 의미]

중앙일보

입력

12월결산 상장법인 575개중 466개가 지난 24일까지 주총을 마쳤다.

중간점검결과 예년보다 많은 기업들이 의견거절.부적정 등의 감사의견을 받은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사업보고서에 대한 공인회계사의 감사가 철저해졌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한편으로는 부실기업에 대한 워크아웃이 효과를 못거두고 있는게 아니냐는 지적도 일고 있다.

이와함께 자산규모 2조원 이상의 상장사들은 전체이사의 절반을 사외이사로 채우는 부담을 덜기 위해 등기이사수를 줄이는 구태를 보였다. 기업지배구조 개선을위한 정부의 노력은 실효를 못거두고 있는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개정된 증권거래법에 따라 이사회 결의만으로 자사주를 소각할 수 있도록 정관에 명시한 회사도 많았으며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상호를 변경한 상장사도 적지 않았다.

대한방직[01070]과 조광페인트[04910]의 소액주주들은 경영권 확보에 나섰으나결국 법정 싸움으로 확대돼 미해결 상태로 남아있다.

◆감사의견 `의견거절' 회사 늘어 지금까지 의견거절.부적정.한정 감사의견을 받은 기업은 27개사다.

의견거절 판정을 받은 회사는 대영포장[14160] 셰프라인[12250] 효성기계공업[00040] 대우전자[07410] 대우중공업[00200] 대우통신[05060] 쌍용차[03620] 레이디[25840] 경향건설[02050] 삼익건설[02180] 대우[03810] 등이다.

동성[02470] 동신[12270] 신동방[04660] 의성실업[12170] 오리온전기[04390] 핵심텔레텍[15540] 등은 `부적정' 의견을 받았다.

또 한솔[08440] 동국무역[04420] 갑을[09840] 고합[04460] 맥슨텔레콤[09890]등은 자본전액이 잠식된 것으로 드러났다.

의견거절.부적정 의견을 받았거나 자본전액 잠식 상태로 확인된 기업들은 관리종목에 편입된다.

증권거래소 관계자는 "공인회계사들이 예년보다 감사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면서 "일부 워크아웃기업들은 금융권 지원에도 불구하고 개선기미를 보이고 않고 있는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사외이사 부담때문에 등기이사 줄여 자산규모 2조원 이상의 재벌사들은 등기이사의 절반을 사외이사로 채워야 하는부담을 덜기 위해 이번 주총에서 전체 등기이사수를 크게 줄였다.

회사측은 등기이사를 축소하는게 세계적 추세라고 하지만 시민단체는 재벌사들이 아직도 지배구조 개선을 외면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삼성그룹 6개 계열사의 전체 등기이사수는 54명으로 주총이전의 78명보다 24명(30.8%) 감소했으며 사외이사 역시 28명에서 27명으로 줄어들었다.

회사별로는 삼성전자[05930]의 전체 등기이사가 21명에서 14명으로 7명이나 줄었고 삼성전기[09150]는 13명에서 8명으로, 삼성SDI[06400]는 12명에서 8명으로 각각 감소했다.

또 삼성중공업[10140]과 삼성테크윈[12450]은 각각 9명에서 6명으로, 삼성물산[00830]은 14명에서 12명으로 줄었다.

LG전자[02610]의 등기이사는 8명으로 주총이전의 13명에 비해 5명이나 줄었고 LG화학[03550]은 9명에서 6명으로 감소했다. 사외이사의 경우 LG건설이 3명에서 4명으로 증가했지만 LG전자와 LG화학은 각각 4명과 3명으로 주총전과 같았다 ◆주식소각 근거조항 정관에 신설 등 개정 증권거래법에 따라 상장사들은 주총 특별결의 없이 이사회 결의만으로 주식을 소각할 수있게 됐다.

이런 내용을 상장사들은 정관에 명시했다. 해당회사는 고려개발[04200] 신성이엔지[11930] 이수화학[05950] 삼성중공업[10140] LG건설[06360] 등 92개사에 이른다.

주총을 아직 열지 않은 회사중 14개사가 같은 내용의 정관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경인양행[12610]을 비롯한 46개사가 스톡옵션부여를 결의했고 앞으로 6개사가추가될 예정이다.

아울러 한솔[08440]이 `한트라'로, 새한전자[09790]가 `휴닉스'로, 쌍용중공업[11810]이 `에스티엑스'로 각각 회사명칭을 바꾸기로 하는 등 13개사가 사명변경을결의했거나 예고해 놓은 상태다.

◆ 현금배당 상위회사 상당수 기업들이 고율배당을 결정했다. 지금까지 액면기준 30% 이상의 현금배당을 주총에서 결정한 회사는 25개사다.

이중 SK텔레콤이 액면기준 108.0%를 배당키로 해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삼성전자[05930] 60.0%, 조흥화학[02600] 60.0%, 금강고려화학[02380] 55.0%, 포항종합제철[05490] 50.0%, 한국쉘석유[02960] 49.0% 등이었다.

이와함께 15개사는 중간배당을 신설했다.

증권거래소 관계자는 "주가가 하락한데 대한 소액주주들의 불만을 누그러트리기위해 실적에 비해 지나친 배당을 하는 회사도 가끔 눈에 띄었다"고 말했다.

◆경영권 분쟁 조광페인트와 대한방직의 소액주주들이 경영권 확보에 나선 것도 이번 주총시즌의 주요 이슈에 속했다.

소액주주들은 부도덕한 경영진을 교체하는 `소액주주운동'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기존 경영진측은 불순한 작전세력들이 개입했다고 맞서고 있다.

이들 회사 모두 양측이 각각 상대방을 검찰에 고발해 놓은 상태여서 경영권 분쟁은 법정으로 옮겨간 상태다.

한편 증권거래소와 금감원은 이들 회사의 주가가 이상 급등한 점을 감안해 주가조작 혐의가 있는지 여부에 대해 조사중이다.

(서울=연합뉴스) 윤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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