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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진당 반쪽의총 … 원내대표에 심상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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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1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통합진보당 의원총회에 심상정·노회찬·서기호·김제남 의원(왼쪽부터)이 입장하고 있다. [김형수 기자]

통합진보당이 10일 ‘반쪽짜리’ 의원총회를 열어 심상정(재선·경기 파주) 의원을 원내대표로 선출했다. 이날 의원총회는 옛 당권파 의원(6명)이 전원 불참한 채 비당권파 의원과 중립성향 의원(정진후·김제남 의원) 등 7명만 참석했다. 사퇴한 윤금순 의원의 자리를 물려받아 의원이 된 서기호 전 판사도 보였다. 이들은 심 의원을 만장일치로 합의추대했다.

 옛 당권파가 이날 총회를 보이콧한 것은 의총 재적의원 수를 둘러싼 논란 때문이다. 당 중앙선관위는 최근 중앙당기위에서 이석기·김재연 의원이 제명됐으므로 의총 재적의원이 11명이라고 유권해석했다. 그러나 두 의원의 제명에 반발하고 있는 옛 당권파는 “두 의원은 통합진보당 국회의원이므로 재적인원은 13명”이라고 주장해왔다.

 옛 당권파를 대표해 의총 시작 전 회의장에 들른 오병윤 의원은 “이석기·김재연 의원의 의결권 제한에 반대해 의총에 불참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미희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의총은 원천무효”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날 의총엔 과반인 7명이 참석한 만큼 정족수 논란이 무색해졌다. 중립성향의 정진후·김제남 의원이 비당권파 측에 힘을 실어준 결과다. 두 의원의 지지를 바탕으로 비당권파 측 심상정 의원이 원내대표로 선출되면서 이석기·김재연 의원의 출당을 위한 의총도 조만간 열릴 전망이다. 두 의원이 의총에 참석한 만큼 이·김 의원의 출당 여부를 정할 의총 때도 비당권파의 손을 들어주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신임 심 원내대표는 선출 직후 기자회견을 열어 “우리 당의 번민과 방황은 아직 다 마무리되지 못했지만 제대로 된 민생·서민정치를 펼치기 위해 거쳐야 할 관문을 고통스럽게 통과하고 있다. 그 고통을 피하지 않고 온몸으로 감당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감한 변화와 혁신으로 야권연대를 회복하고 진보적 정권교체의 역사적 소명을 다하겠다”고 했다. 의총이 끝나고 나가는 길에 우연히 민주통합당 이해찬 대표와 마주친 심 원내대표는 “오랜만입니다”라고 인사를 건넸고 두 사람은 반갑게 악수를 나누기도 했다.

 원내대표를 선출한 통합진보당은 당 대표 선거도 14일 마무리한다. 온라인 서버 이상으로 투표 중단 사태를 겪은 통합진보당은 9일부터 재투표를 진행하고 있다. 옛 당권파 강병기 후보와 비당권파 강기갑 후보 중 승자를 점치기 어려운 상황이다.

류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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