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정액 50억원 미만 자투리펀드 1102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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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올 들어 규모가 50억원이 못 되는 ‘자투리 펀드’ 100여 개가 정리됐는데도 여전히 소형 펀드가 난립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10일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설정액이 50억원에 못 미치는 자투리 펀드는 모두 1102개나 됐다. 국내 혼합형이 406개로 가장 많았고, 국내 주식형이 248개였다. 해외 주식형(229개)과 해외 혼합형(108개)도 상당수였다. 펀드 설정 후 1년이 지나도록 모인 돈이 50억원을 넘지 못하면 퇴출 대상이 된다. 이에 따라 이미 정리된 펀드도 적지 않다. 올 들어 9일까지 이미 152개 펀드가 상환됐다. 소형 펀드를 적극적으로 정리하겠다는 금융당국의 방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상환된 펀드 중 82%에 해당하는 125개 펀드가 설정액이 10억원도 안 되는, 그야말로 초소형 펀드였다. 이렇게 펀드 규모가 작으면 제대로 운용되기 어렵다. 다양한 자산에 분산투자를 할 수 없어서다. 관리가 소홀해지기 쉽고, 운용사 입장에서는 비용도 많이 든다. 한국 펀드 시장은 설정된 펀드 개수가 무려 9900여 개로 시장 규모에 비해 너무 많은 펀드가 난립하는 기형적인 구조다. 유행과 시류에 따라 비슷비슷한 펀드를 양산하다 생긴 결과다. 이 때문에 올 초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연말까지 자투리 펀드 340개를 없애고, 2014년까지 전체 개방형 공모펀드 중 소규모 펀드 비율을 10%로 줄이겠다고 했다. 지난해에도 504개를 없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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