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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MK.MJ주가'맑음'…MH '흐림'

중앙일보

입력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타계 소식이 전해진 22일 주식시장에서도 현대 관계사들의 주가가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물론 현대계열사들의 주가는 삼성과 달리 주가관리에 상대적으로 무심했던 회사의 특성을 반영하며 지난해 초 이래 꾸준히 내림세를 보여왔기 때문에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나 정 명예회장의 사망을 계기로 이들 관계사의 주가전망에 대한 논의가 분분하다.

현재까지 증시전문가들의 현대계열사 주가전망에 대한 대체적 견해는 정몽구 회장계열의 현대차그룹과 정몽준 의원 계열의 현대중공업의 경우 실적으로 뒷받침되는만큼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는 반면 그룹의 모태인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의장 계열사들의 주가전망은 한마디로 `어둡다’는데 모아지고 있다.

몽구,몽헌,몽준 3형제의 계열사를 둘러싸고 증시에서 논의되고 있는 관심사는 우선 아버지의 사망에 때맞춰 진행되는 완전한 계열분리로 형제간 지원이 어려워지면서 `빈익빈 부익부’상태가 가속화될 것인지, 그리고 어려움이 커지고 있는 현대그룹 계열사들의 주가전망이 어떤지 등이다.

증시전문가들은 형제계열사간 `빈익빈 부익부’의 가속화가 가장 먼저 두드러지게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지난해 `왕자의 난' 이후 정몽구 회장계열의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인천제철 등은 분리해 나간 뒤 기아차 등이 사상최대의 실적을 거두는 등 상당한 성과를냈다.

정몽준 의원 계열의 현대중공업 역시 조선업종의 호황속에 세계 1위 조선회사로서의 이미지와 실적을 확고하게 쌓아두고 있어 국내외 증권사들이 대부분 현대중공업에 대해 `매수’의견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정몽헌 회장의 계열사들은 자본잠식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현대건설을 비롯해 외자유치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는 현대증권, 역시 유동성위기에 시달리고 있는 현대전자와 대북사업 등으로 인해 현대증권과 현대엘리베이터를 제외하면 액면가를웃도는 종목이 아예 없는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현대전자와 현대중공업간에 지급보증을 둘러싼 소송에서 보듯이 계열사간 지원이 이미 어려워진 상태에서 형제간 유일한 연결고리였던 정 명예회장까지 사망함으로써 상호지원의 가능성이 더욱 낮아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현대증권의 김학주 애널리스트는 “이미 명예회장 사망전 분리는 끝났으며 현대에 해줄 수 있는 것은 다 해준 상태”라고 지적하고 “외국인주주들을 생각하면 부실계열사에 대한 지원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며 현대차그룹과 현대중공업 등 우량회사들의 주가는 탄력을 받을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로도 현대차그룹은 오는 4월1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현대그룹과는 별도로 30대 기업집단으로 지정될 예정이며 그동안 꾸준한 장외매입과 지분재구성을 통해 `혹시도 있을지 모를’경영권 공격에 방어체제를 갖춰놓았다.

역시 계열분리예정인 중공업 역시 정 명예회장의 지분은 거의 없으며 현대상선이 11.5%의 지분을 갖고 있으나 이 부분도 현재 현대상선이 중공업에 비공식적으로 매입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져 적어도 소유구조상 이들 3개 계열은 완전히 `남남’이될 전망이다.

반면 바닥모르고 추락하는 현대그룹 계열사들의 주가는 현대건설의 생존가능성이 확인되고 현대전자의 계열분리, 현대증권 등의 외자유치 등이 가시화될 때까지현재와 같은 수준을 벗어나기는 어렵다는 것이 증시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HSBC증권의 이석제 애널리스트도 “정 명예회장의 사망이 직접적으로 현대그룹의 향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은 없다”며 “단지 계열분리의 가속화를 통해 우량기업과 비우량기업간의 주가차별화가 예상될 뿐”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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