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트 앤드 런’장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8면

지난 5, 6일 장마전선이 중부지방까지 북상해 서울에 174.5㎜의 비가 내렸고 경기도 수원과 안산 지역에는 3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다. 그러나 장마전선은 더 머물지 않고 6일 밤 곧바로 제주도 부근 해상으로 물러갔다. 이사이 중부 지방엔 장마 기간답지 않은 맑은 날씨와 폭염이 이어졌다. 9일 서울 지역 최고 기온은 32.3도까지 올라갔다.

 하지만 10일 밤에는 장마전선이 다시 북상해 중부 지방에 비를 뿌릴 것으로 예보됐다. 이른바 ‘히트 앤드 런(hit and run)’ 식의 장마가 이어지고 있다. 장마철이라고 해서 계속 비가 내리는 게 아니라 장마전선이 남북으로 크게 오르내리면서 폭우와 폭염이 번갈아 나타나는 것이다.

 기상청 김영화 예보분석관은 “장마전선을 밀어올리는 북태평양 고기압 세력이 아직은 약한 상황에서 한반도를 주기적으로 통과하는 기압골이 장마전선을 북쪽으로 끌어올리기 때문”이라며 “기압골이 통과한 뒤에는 장마전선이 약해져 다시 남쪽으로 내려가게 된다”고 설명했다.

 9일 기상청에 따르면 장마전선이 다시 올라오면서 10일 저녁 제주도와 서해안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해 밤에는 강원도 동해안을 제외한 전국에 비가 내릴 전망이다. 특히 10일 밤부터 11일 오전 사이 중부 지방과 남해안을 중심으로 돌풍과 함께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30㎜가 넘는 강한 비가 내릴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중부 지방과 남해안에는 30~80㎜, 남부 지방과 제주도는 20~60㎜의 강수량이 예상되고 경기도 북부와 강원영서 북부 등에는 120㎜ 이상 내리는 곳도 있을 전망이다. 장마전선은 11일 오후 다시 제주도 부근 해상까지 물러났다가 13일 오후 재차 북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