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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시즌 전망 (4) -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중앙일보

입력

지난 10년간 내셔널리그는 '동고서저'의 형세였다. 1991년부터 2000년까지 동부 출신이 아닌 내셔널리그 챔피언은 1998년의 샌디에이고 파드레스가 유일했다.

그러나 이번 시즌을 끝으로 내셔널리그의 헤게모니는 동부지구를 떠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스토브리그에서 '2강'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와 뉴욕 메츠는 모두 전력보강에 실패했다. 어정쩡한 태도로 일관해 알렉스 로드리게스 · 마이크 햄튼 · 마이크 무시나 · 후안 곤잘레스 · 자니 데이먼 등의 대어들을 모두 놓쳤다.

애틀란타의 전력이 약화된 것은 사실이지만, 그들는 여전히 가장 유력한 우승후보다. 메츠도 애틀란타 못지 않은 전력 감소를 맛봤기 때문이다.

애틀란타의 가장 큰 고민은 안드레스 갈라라가가 빠진 1루를 누가 대신할 것인가의 문제이다. 자유계약시장에서 건진 리코 브로냐는 지난 해 손목부상이 걸리며, 마이너리거 웨스 헬름스는 함량미달이란 평가다. 헬름스를 3루로 보내고 치퍼 존스를 1루로 돌리는 복안도 있지만, 이것은 최후의 방법이다.

마운드에서는 존 스몰츠와 케빈 밀우드의 재기가 관심사다. 만약 스몰츠의 팔꿈치나 밀우드의 자신감에 다시 탈이 날 경우, 애틀란타는 내셔널리그 최강의 마운드라는 직함을 내놓을 수 밖에 없다.

그러나 91년 이후 지구우승을 한 번도 놓치지 않은 것에서 오는 자신감, 그렉 매덕스-톰 글래빈 콤비의 건재, 더블 존스(치퍼 존스-앤드류 존스)
의 활약 등, 애틀란타에는 아직 믿을 만한 구석이 많다.

올해도 애틀란타의 뒤를 맹추격할 것으로 여겨지는 메츠는 마이크 햄튼의 이탈이 쓰라리다. 햄튼이 떠난 제 1선발은 알 라이터가 맡을 예정이지만, 케빈 에이피어와 스티브 트락셀의 활약은 의심스럽다. 메츠는 4천2백만달러를 들여 에이피어를 데려오는 것보다는 바비 존스를 잡는 편이 나았다.

정신없는 오프시즌을 보낸 아만도 버니테스만 건재하다면 불펜의 힘은 여전하다. 존 프랑코 · 터크 웬델과의 재계약에 성공하고, 도니 월을 보강한 메츠의 불펜은 내셔널리그 최강이다.

지난 겨울 메츠의 최대 실수는 외야를 업그레이드시키지 못한 것이다. 원래 메츠 타선의 파워가 내야에서 나오는 것이긴 하지만, 로빈 벤추라의 방망이가 예전같지 않으며, 레이 오도네스는 다시 타선에 들어선다는 데에 문제가 있다.

혹시라도 애틀란타와 메츠 이외의 지구 챔피언이 탄생한다면, 그것은 플로리다 말린스일 공산이 크다. 스토브시즌 동안 플로리다가 한 일은 단 두가지였다. 하나는 프레스턴 윌슨·마이크 로웰 등의 주전들을 장기계약으로 잡아둔 것이였으며, 또 다른 하나는 포수 찰스 존슨을 다시 데려온 것이었다.

특히 존슨의 영입은 신인선수들이 중심인 투수진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라이언 뎀스터가 이끄는 선발진은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갖고 있다. 하지만 지난 해 .301의 피안타율로 45세이브를 올렸던 안토니오 알폰세카는 미덥지 못하다.

가장 큰 문제는 '프리 스윙어(Free swinger)
'들로 가득찬 타선이다. 타선에 뭔가 극적인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 이상 플로리다에게도 극적인 변화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몬트리올 엑스포스와 필라델피아 필리스도 고추가루 부대의 역할만큼은 확실히 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몬트리올은 선발진의 건강상태가 문제이며, 필라델피아는 붕괴 직전에 있는 불펜이 머리아프다.

동부지구는 점점 전력 평준화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단 '동부지구 2위 = 와일드카드'란 공식은 이제 깨졌다.

Joins 김형준 기자<generlst@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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