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마티스 관절염 원인 물질 국내 의료진이 찾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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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던 류머티스 관절염의 원인물질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세계 최초로 발견됐다. 포도당을 분해시키는 효소인 ‘에놀레이즈’(enolase)가 염증 유발물질로 바뀌면 류머티스 관절염에 걸린다는 것이다.

 서울대병원 류머티스내과 송영욱 교수와 서울대 의대 해부학교실 강재승 교수팀은 5일 “통상 세포 안에서 효소로 작용하던 에놀레이즈가 세포 표면으로 나오면 ‘염증 유발물질’로 변해 류머티스 관절염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류머티스 관절염은 국내에서 50만 명가량이 앓는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팀은 류머티스 관절염 환자 35명과 퇴행성 관절염 환자 14명, 일반인 35명 등 모두 84명을 대상으로 혈액과 무릎 관절액(液)에서 면역세포의 일종인 대식(大食) 세포를 분리했다. 이어 세포 안에 있어야 정상인 에놀레이즈가 얼마나 세포 표면으로 이동했나를 조사했다. 그 결과 류머티스 환자는 세포 표면으로 이동한 에놀레이즈 비율이 95∼100%에 달했다. 반면 퇴행성 관절염 환자는 3% 미만이었고, 일반인은 전혀 없었다.

 강 교수는 “혈액 검사를 통해 에놀레이즈 수치를 측정하면 류머티스 관절염 발병 위험을 예측하고 치료 후의 상황도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에놀레이즈가 세포 안에서 표면으로 나오지 못하도록 하는 치료약의 개발도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강 교수는 “항체 개발은 아직 확정적으로 발표할 단계는 아니지만 관절염 치료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미국 면역학회 공식 학술지인 면역학저널(Journal of Immunology)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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