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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 군 작전로에 생태탐방길 두 개 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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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사향노루·삵·산양 등 멸종위기종을 비롯해 모두 2710종의 동식물이 서식하는 생태계 보고(寶庫)이자 세계 유일의 분단 현장인 DMZ(비무장지대)가 생태·평화공원으로 다시 태어난다.

 환경부는 5일 생태계가 우수하고 DMZ의 상징성을 대표할 수 있는 강원도 철원군 김화읍 생창리 일대에서 생태·평화공원 조성작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강원도와 철원군, 육군 제3사단 등이 함께 참여한다. 생태·평화공원은 기존의 군 작전로 등을 활용해 생태탐방로 두 개를 조성하는 게 핵심이다. 10월부터 시범 운영에 들어갈 ‘십자탑 코스’는 총 길이 13㎞로 약 7시간에 걸쳐 DMZ 지역의 생태를 둘러볼 수 있도록 꾸며진다. 특히 철책선 너머 오성산과 김화 남대천 조망도 가능하다. 김화 남대천은 쉬리·돌상어 등 희귀 어종이 사는 곳이다.

 또 내년에 완공될 ‘용양보 코스’는 약 9㎞ 길이의 탐방로를 6시간에 걸쳐 살펴보는 코스다. 왕버들 군락 습지와 긴장감 넘치는 지뢰 숲, 끊어진 경원선 철교 등 습지와 전쟁 관련 역사유물을 관찰할 수 있다.

 각 코스에는 전망대, 관찰조망데크, 안전펜스, 폐쇄회로TV(CCTV) 등이 설치된다. 방문자 센터 같은 편의시설도 갖춘다. 환경부는 또 잦은 산불로 식생이 훼손된 십자탑 코스 주변 지역에 엉겅퀴·구절초·쑥부쟁이·용담 등 우리 꽃 종자를 파종하는 복원사업도 진행할 예정이다.

 유영숙 환경부 장관과 한기호 국회의원, 윤완선 육군 3사단장, 정호조 철원군수, 이경순 누브티스(디자인회사) 대표는 지난 3일 지역주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용왕보에서 생태·평화공원 조성사업 기념식을 열었다.

 환경부 관계자는 “생태·평화공원은 생태관광과 지역주민 소득사업을 연계시키기 위해 특산물 판매와 주민 생태해설사 채용 등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환경부는 DMZ 생태계 보호를 위해 DMZ 남측 지역을 포함해 접경지역 일대 2979㎢를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해 달라고 지난해 유네스코에 신청서를 냈다. 지정 여부는 12일 새벽(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유네스코 인간과 생물권 계획(MAB) 국제조정이사회에서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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