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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항항 낡은 창고, 기차역 … 문화·예술로 다시 꽃 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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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서천군은 제련소의 상징이었던 장항읍 일대를 예술공간으로 꾸미는 도시재생 사업에 착수했다. 사진은 페스티벌을 여는 장항항 일대 전경. [프리랜서 김성태]

5일 오후 충남 서천군 장항읍 장암리. 장항 제련소와 굴뚝이 한눈에 들어온다. 해발 210m의 전망산(바위산)에 굴뚝(높이 110m)이 자리잡고 있다. 제련소는 1936년 조선제련주식회사로 설립됐다. 이후 수십년간 국내 구리 제련의 주요 생산시설로 활용됐다. 그러나 환경오염 등의 문제로 89년 제련소 용광로가 폐쇄되면서 쇠락의 길을 걸었다. 지금은 동파이프 생산공장으로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장항읍은 38년 광주광역시와 함께 읍으로 승격됐다. 하지만 장항읍 인구는 2일 현재 1만3260명에 불과하다. 광주가 인구 140만 명의 대도시로 성장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김종화 서천군 부군수는 “장항이 활기를 되찾기 위해서는 새로운 돌파구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서천군이 장항읍 활성화 작업에 착수했다. 도심 곳곳을 문화예술 공간으로 꾸미는 게 핵심 내용이다. 군은 도시재생 프로젝트로 13일부터 22일까지 ‘2012 선셋장항 페스티벌’을 연다. 장항항 주변 낡은 창고와 근대건축물, 장항역사 등을 무대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선보일 계획이다. 서천군 이대성 전략사업단장은 “낡고 오래된 건물 등을 문화예술 콘텐트와 연결, 관광객을 유치하고 머물고 싶은 도시로 만들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공장미술제 전시관 내부.

페스티벌 기간 주요 행사는 ▶공장미술제 ▶트루컬러스 뮤직페스타 ▶힐링캠프 ▶매직믹스쇼 ▶ARS(아르스) 워크숍 등이 있다.

 공장미술제는 공장 창고 3곳에서 20~30대 작가 150여 명이 공동으로 회화, 조각 등 미술작품을 전시하고 퍼포먼스를 펼친다. 공장 창고 가운데는 1930년대 지어져 일제 강점기 때 미곡창고(1200㎡) 등으로 사용된 곳도 있다. 군은 2년 전 이곳을 10억원에 매입했다. 앞으로 상설 전시공간 등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트루컬러스 뮤직 페스타는 14일 오후 5시부터 12시간 동안 음악공연을 하는 것으로 꾸며진다. 이 행사에는 서울 홍익대 주변에서 활약하는 뮤지션과 아티스트들이 대거 참여한다.

14일 낮 12시부터 장항 송림리백사장에서 열리는 ‘힐링캠프’는 요가, 명상, 마사지, 타악공연을 즐기며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자리다.

 ARS워크숍에선 다양한 영상전시 프로그램을 접할 수 있다. 워크숍에서는 특히 미디어아트계에서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오스트리아 미디어콘텐츠기관 아르스일렉트로니카센터가 참여한다. 문의(041)950-4723.

 서천군은 이번 축제와 별도로 장항읍 도선장(渡船場)에 해양문화 창작소(600㎡)를 세우기로 하고 구체적인 계획 수립에 나섰다. 도선장은 1930년부터 장항과 전북 군산 사이를 오가는 여객선을 타고 내리던 곳이었다. 하지만 2009년 여객선 운항이 중단된 이후 방치돼 왔다.

군은 또 2008년 장항역이 서천군 마서면으로 이전함에 따라 방치된 과거 장항역사 주변에 미디어 아트스쿨을 만들기로 했다. 예술가들이 장항에 머물며 창작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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