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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A] 타이거 우즈의 부진은 골프공 탓

중앙일보

입력

미국프로골프(PGA)에 '신기의 골프공'이 화제가 되고 있다.

문제의 공은 세계 최고 골프공 제조업체인 타이틀리스트가 만든 '프로V1'. USA투데이이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가 시즌 초반 죽을 쑤고 있는 반면 무명조 듀란트가 2승을 올리는가 하면 '한물 갔다'던 마크 캘커베키아가 72홀 최저타 신기록을 세웠고 마이크 위어가 왼손잡이 골퍼로서 18홀 최저타 신기록을 수립한데는 바로 '프로 V1' 덕분이라고 15일(한국시간) 보도했다.

듀란트와 캘커베키아, 위어 등은 모두 '프로V1 ' 골프공을 사용하고 있는데 비해 우즈는 나이키 골프공을 사용한 차이가 이런 결과를 낳았다고 USA투데이는 분석했다.

지난해 10월 '프로V1'이 선을 보인 뒤 치러진 17차례의 대회에서 이 공을 사용한 선수가 무려 13차례나 우승했으며 올들어 11명의 투어 대회 우승자 가운데 9명이'프로 V1'을 앞세워 우승컵을 안았다고 이 신문은 설명했다.

'프로 V1'의 비밀은 한층 커지고 단단해진 코어에 숨어 있다.

하드코어 골프공은 진작부터 만들어졌으나 비거리가 늘어나는 대신 컨트롤이 나빠지는 단점이 있어 투어 선수들에게는 별로 인기가 없었다.

그러나 '프로V1'은 비거리와 컨트롤 등 두마리 토끼를 완벽하게 잡을 수 있는 '신기의 골프공'이라는 것. '프로 V1'을 쓰는 선수들은 한결같이 비거리가 늘었고 컨트롤이 쉬워졌으며 퍼팅이 향상됐다고 '증언'했다.

듀란트는 "2차례 우승이 우연이 아니다"며 "프로V1을 사용하면서 내 실력이 엄청나게 늘었다"고 말했다.

프로 데뷔 이후 줄곧 타이틀리스트 공을 써왔던 우즈는 지난해부터 골프공 사업에 뛰어든 나이키사의 '투어 애큐러시' 골프공으로 바꿨기 때문에 타이틀리스트의 야심작 '프로 V1'을 쓸 기회가 없었다.

한편 USA투데이는 이와 함께 혁신적으로 개선된 골프클럽의 성능도 우즈의 장점을 다른 선수들도 공유할 수 있게 됐다고 풀이했다.

엄청난 거리의 드라이브샷과 정확한 아이언샷, 자로 잰듯한 퍼팅 등이 우즈의 특기였는데 골프클럽의 획기적인 성능 향상으로 웬만한 투어 프로들도 우즈처럼 플레이를 펼칠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USA투데이는 지난 80년 72.15타였던 PGA 투어 선수들의 평균 스코어가 올해는 70.58타로 낮아졌고 드라이브샷 비거리는 256.8야드에서 275.2야드로 늘어났다는 사실을 근거로 들었다.

PGA 투어가 이제는 기량의 싸움에서 '첨단 과학의 전쟁터'로 변한 셈이다.(서울=연합뉴스) 권 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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