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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마크 꿈꾸는 바르샤 골잡이, 이승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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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바르셀로나의 공격수 다비드 비야와 함께 한 이승우(오른쪽). [사진 이승우]

“칸테라에서 파브레가스 역할을 배우고 있어요.”

 이승우(14)는 스페인 축구를 세계 최강으로 만든 칸테라에 속해 있다. 칸테라는 스페인어로 채석장이란 뜻으로, 스페인 프로축구 최강 클럽 FC 바르셀로나 유소년팀의 애칭이기도 하다. 서울 대동초를 졸업한 이승우는 광성중 1학년이던 지난해 칸테라에 들어갔다. 그는 대동초 시절 초등부 22경기에서 무려 40골을 넣으며 주목받았고, 2010년 12월 남아공에서 열린 다농 네이션스컵 유소년 축구대회에 나가 12골(6경기)을 뽑아내 득점왕을 차지했다. 이때 이승우는 바르셀로나 스카우트의 눈에 띄어 칸테라에 입성한다.

 유로 2012에서 우승한 스페인 대표팀은 칸테라 출신 선수들이 주축이다. 이탈리아와 결승전에 선발로 나온 11명 중 6명이 칸테라에서 축구를 시작했다. 방학을 맞아 일시 귀국한 이승우는 “스페인 대표팀도 내가 배우고 있는 것처럼 패스 중심의 축구를 했다. 신기하고 기뻤다”고 말했다. 그는 “칸테라에서 훈련은 패스로 시작해 패스로 끝난다. 한국에서처럼 힘든 체력훈련은 하지 않는다”며 “하루에 1~2시간 정도 훈련을 하는데 정말 패스 연습만 한다”고 말했다. 지루하겠다는 말에 그는 “아니다. 질리지 않게 5대5로 팀을 나눠 좁은 지역에서 게임 형식으로 한다. 훈련할 때 분위기가 정말 좋다”고 덧붙였다.

 유로 2012에서 이승우가 가장 열심히 지켜본 선수는 세스크 파브레가스(25·바르셀로나)다. 스페인은 이번 대회에서 전문 공격수를 두지 않는 ‘제로톱’ 전술을 사용했다. 파브레가스는 가짜 공격수 역할을 맡아 최전방을 누볐다. 바르셀로나 인판틸A(13~14세 팀)에서 최전방 공격수로 뛰는 이승우는 “감독님은 항상 뒤로 많이 내려와서 경기에 참여하라고 한다”며 “나도 인판틸A에서 파브레가스와 같은 역할을 맡고 있어 움직임을 자세히 봤다”고 전했다.

 이승우는 골잡이다. 그가 소속된 인판틸A는 지역 유소년 리그에서 27승1무2패를 기록하며 125골을 넣었다. 이 중 38골을 이승우가 기록했다. 도움도 18개나 했다. 나가는 국제 대회마다 최우수 선수도 그의 차지였다.

 이승우의 꿈은 국가대표가 되는 것이다. 그는 “박지성과 이청용 선수처럼 태극마크를 달고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김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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