漢字, 세상을 말하다
이어 3강령을 구현하기 위한 수양의 길을 8단계로 제시했다. 격물(格物·사물의 이치를 파악하고), 치지(致知·나의 지식으로 끌어들이고), 성의(誠意·뜻을 진실되게 하고), 정심(正心·마음을 단정히 하고), 수신(修身·몸을 닦고), 제가(齊家·가정을 편안하게 하고), 치국(治國·나라를 다스리고), 평천하(平天下·천하를 평안하게 한다)로 이어진다. 흔히 ‘8조목(八條目)’으로 알려지고 있다.
여기서 나온 말이 바로 ‘봐도 보이지 않는다’는 뜻의 시이불견이다. 마음이 딴 곳에 가 있으니 사물을 봐도 그 정확한 의미를 볼 수 없고, 좋은 소리를 들어도 그 참뜻을 알아들을 수 없는 것이다. 천하를 경영하고자 한다면 반드시 마음을 단정히 하고, 집중하라는 뜻이기도 하다.
12·19 대선을 다섯 달 반 남겨두고 여야 잠룡(潛龍)들이 속속 ‘치국(治國) 레이스’에 뛰어들면서 정국은 빠르게 대권 경쟁 체제로 바뀌고 있다. 국민은 이제 그들에게 집요하게 따져야 한다. 그들이 과연 시이불견의 우매함에서 벗어났는지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