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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t의 다리 번쩍 들어올려 ‘여왕께 충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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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종이에 먹펜, 41×58㎝, 2012

올해로 즉위 60주년을 맞은 엘리자베스 여왕을 위해 영연방 53개국에서 온 1000여 척의 배가 템스 강 서쪽에서 런던 타워브리지까지 수상 퍼레이드를 펼쳤습니다. 타워브리지는 다리를 올려 여왕이 탄 로열바지선을 환영했고, 다리 상단에서는 화려한 불꽃놀이로 장관을 이루었습니다. 타워브리지는 런던의 상징입니다.

 호레스 존스의 설계로 1894년 완공한 타워브리지는 양쪽 다리를 들어 올리는 도개교입니다. 두 개의 큰 탑 사이에 놓인 1000t의 다리를 증기기관으로 들어 올리면 76m의 통로가 생겨 배가 지나갈 수 있습니다. 강가의 작은 탑과 큰 탑 사이는 철골 구조에 와이어로 다리 상판을 매단 현수교입니다. 모든 탑에 첨탑이 있어 중세의 성처럼 아름답습니다. 세밀한 부분이 많아 정밀 묘사로 펜화를 만들었습니다.

 인쇄술과 함께 발달했던 펜화는 19세기 후반 카메라에 역할을 빼앗깁니다. 사진제판이 훨씬 빠르고 비용이 적게 들었기 때문입니다. 이후 기록화를 그리는 펜화가를 펜화의 본고장이었던 유럽에서도 찾아보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제가 펜화를 시작한 것은 사진과 다른 펜화만의 매력을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인간시각표현법’이라는 새로운 기법과 정밀성으로 펜화의 아름다움을 업그레이드하고 있습니다. 이제 일본을 시작으로 전 세계에 새로운 펜화를 선보이려고 합니다. 기록화로서의 펜화 장르가 한국에서 재탄생한 셈입니다.

김영택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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