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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는 묵혀야 ‘돈 맛’ … 5년 수익률 최고 98%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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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금융위기가 일상이 되면서 투자 행태가 급격히 보수화하고 있다. 주식형 펀드 투자도 다르지 않다. 그래서 규모나 수익률 측면에서 세월을 견딘 ‘검증된 펀드’가 주목을 받는다. 2008년 리먼 사태로 촉발된 금융위기와 지난해부터 이어진 유럽 재정위기를 겪었지만 5년 넘은 장수펀드의 수익률은 상대적으로 꿋꿋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5년 이상 된 국내 주식형 펀드 92개 가운데 75%(69개)가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보다 우수한 성과를 냈다(설정액 1000억원 이상, 6월 22일 기준). 또 5년 수익률이 40%를 넘은 펀드는 9개, 30%를 넘은 펀드는 모두 16개였다.

 5년 수익률이 40%를 넘었다면 해마다 평균 8% 이상의 꾸준한 수익을 냈다는 뜻이 된다. 최근 5년간 은행 평균 예금 금리는 3.6%에 그쳤다. 1000억원 이상의 중상위 펀드를 골라 5년 이상 차분히 두었다면 은행 금리의 두 배가 넘는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마이에셋자산운용의 ‘마이트리플스타[주식]_ClassA’의 5년 누적 수익률은 무려 98%로,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5.29%) 대비 10배가량 뛰어난 성적을 냈다. 사모펀드에 강한 운용사인 마이에셋 운용이 2006년에 내놓은 공모 펀드다. 2009년 이후 줄곧 최상위권의 성과를 보이며 주목을 받았다.

지난 4월 초 기준으로 삼성전자·하이닉스·현대차·현대위아·기아차·STS반도체·네패스·에스엠·삼성전기·호텔신라 등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 다른 주식형펀드에 비해 대형주 비중이 크지 않고, 중소형주도 적극적으로 편입하고 있다.

 또 동양자산운용의 ‘동양모아드림삼성그룹 1(주식)A’의 5년 수익률은 53%로 두 번째로 수익률이 높았다. 알리안츠자산운용의 ‘알리안츠Best중소형자[주식](C/C 1)’도 53%로 고수익을 냈다. 이 밖에 ‘삼성코리아소수정예 1[주식](C1)’ ‘삼성당신을위한코리아대표그룹1[주식](A)’ ‘한국투자삼성그룹 1(주식)(C1)’ 등이 매년 평균 10%에 가까운 수익을 낸 안정적인 펀드였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원은 “2008년 이후 두 차례의 위기를 지나면서도 돈이 크게 빠지지 않고 장기 성과가 좋은 펀드에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자금 유출입이 심한 펀드는 펀드매니저 입장에서 수익률을 지키기가 쉽지 않다. 코스피지수가 오를 때도 종목을 팔아야 하고, 하락할 때는 더 많이 빠진 종목을 우선 팔아야 한다. 이러다 보면 수익률은 더 나빠진다.

 하지만 무조건 오래 묵힌다고 펀드 수익률이 높아지는 것도 아니다. 한국 경제의 성장률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팀장은 “펀드 투자도 시기에 맞는 전략이 있다”며 “유럽 이슈로 불확실성이 높을 때는 성장형보다 배당주 등 안정형 펀드 비중을 높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또 “3년 넘게 마이너스가 난 펀드라면 과감히 정리하고 다른 펀드로 갈아타는 것이 낫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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