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에 충실한 교보생명 ‘평생든든서비스’

중앙일보

입력

한 남성이 교보생명 보험 설계사로부터 ‘평생든든서비스’ 상담을 받고 있다.

충어근본(忠於根本),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는 말이다. 하지만 보험 소비자들에게는 이말이 피부에 와 닿지 않는 말이었을 것이다. 보험회사들이 신규계약에만 신경 쓰면서 유지관리에는 소홀한 측면이 많았기 때문이다. 실제 ‘가입할 때는 왕, 가입하고 나면 그만’이라는 인식이 보험 소비자들 사이에 팽배했던 것이 사실이다.

 교보생명은 ‘평생든든서비스’를 통해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는’ 서비스에 나서고 있다. 시행 1년째를 맞은 이 서비스를 통해 재무설계사가 고객조차 잊고 있었던 보험금을 찾아주는 사례가 늘고 있다. 교보생명의 ‘평생든든서비스’를 통해 다시 만난 설계사와 고객의 이야기들을 들어봤다.

#29년 차 보험 설계사인 구춘희(55·여)씨는 지난해 6월 회사로부터 “새 고객을 찾는데 앞서 기존 가입 고객부터 만나라”는 지침을 들었다. 경북 문경시에서 활동하는 구씨는 우선 자신을 통해 보험에 든 고객 명단을 뽑았다. 다음 이를 지역별로 묶은 뒤, 하루 두 세명씩 만나기 시작했다. 지난 1년 동안 자신의 고객 768명 중 633명(82.4%)을 방문했다.

 처음에 방문의사를 밝혔을 때 고객들의 반응은 차가웠다. “또 보험을 들라는 것이냐”는 의심 섞인 시선을 보냈다. 구씨는 “그간 보험사들이 만들어 놓은 ‘선입견’이 정말 강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한다. 또 구씨는 “일단 거절부터 하는 고객이 많았는데, 대부분 자신의 보험금 납입 기간이 끝났기 때문에 보장도 끝난 것으로 오해하고 계신 분들이었다”고 말했다. 구씨는 고객들에게 가입보험에 대해 상세한 부분까지 차근차근 설명해주며 거리를 좁혀 나갔다.

 얼마 전 구씨는 찾아간 고객으로부터 “올해 초, 길에서 넘어졌는데 무릎 인대가 손상돼 한동안 입원했었다”는 말을 듣게 됐다. 구씨는 즉시 고객에게 “아직 보험 보장 기간이 남아있으니 보험금을 청구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결국 그 고객은 잊고 있던 보험금400만원을 받게 됐다.

 여기에 의외의 수확도 많았다. 거의 기존 고객만 만났는데도 신규 계약 실적이 오히려 늘어난 것이다. 구씨는 “재방문 했던 기존 고객들 중 상당수가, 이제는 먼저 연락을 해온다”고 한다. “고객의 입장에서 다가서고 소통하니 고객들도 마음의 문을 여는 것 같다”는 그는 “일에 새롭게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정모(55·남·전남 순천시)씨는 지난 2002년 겪었던 사고로 인해 3급 장해 진단을 받았다. 당시 건축 관련 일을 하다가 이물질이 튀어 한 쪽 눈을 다쳤다. 하지만 정씨는 교보생명에 들었던 보험의 보험금을 따로 청구하지 않았다. 그는 “가입했다는 것은 알았지만 교통사고를 당했을 때만 보장받는 줄 알고 포기했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지난해 9월, 그는 생각지도 못한 보험금 600만원을 받게 됐다. 자신을 방문한 정춘심 교보생명 재무설계사(FP)와의 상담을 통해서다. 교통사고가 아닌 일반재해도 보장이 되고,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그때야 비로소 알게 된 것이다.

 교보생명은 1년간 ‘평생든든서비스’를 실시하면서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재무설계사들은 전체 고객(345만 명)의 절반에 가까운 총 165만 명의 고객을 직접 방문해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 과정에서 고객 1만9900여 명에게, 미처 챙기지 못했던 보험금 105억원을 찾아줬다. 보험금을 찾아간 고객의 평균금액은 50만원 가량으로, 수술비·입원비·통원비가 많았다.

 설계사들이 기존 고객을 찾아 다니는 와중에도 신규 계약은 줄지 않았다. 지난 1분기에 체결된 신규 계약은 8만1600여 건으로, 지난해 1분기(8만800여 건)보다 오히려 많았다.

 이 회사 마케팅기획팀 김욱 상무는 “고객의 호평이 이어지고, 서비스의 주체인 재무설계사의 자세가 바뀌고 있다는 점을 큰 성과로 꼽고 있다”고 말했다.

▶ 문의=1588-1001

<김록환 기자 rokany@joongang.co.kr 사진="김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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