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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회원 430만 활동 호주 300여 자산 소유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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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6호 10면

국제적 시민운동인 내셔널 트러스트의 활동 방식은 나라마다 다양하다. 뿌리는 영국이다. 산업혁명 당시 무분별한 개발과 자연 파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도였다. 여성 사회활동가 옥타비아 힐을 비롯한 변호사·신부 등 3명이 1895년에 만들었다. 최초로 사들인 부동산은 앨프리스턴 사제관이다. 당시 영국에 남아있는 몇 안 되는 14세기 건축물이었다. 이들은 1896년 10파운드를 지불하고 구매해 철거 위기에 처한 건물을 구해냈다.

외국에선

현재 영국 내에 약 430만 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초기 귀족성곽 보존운동과 1960년대 시작한 해안선 매입운동인 넵튠(바다의 신) 계획이 대표적 성과다.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그림동화 피터 래빗시리즈의 배경인 니어소리 마을, 영화 아라비아 로렌스의 원작자 T.E. 로렌스가 소유했던 클라우즈 힐의 목장, 시인 워즈워드의 생가가 있는 호수지방 등이 보존되고 있다. 최근에는 기후 변화에 대한 교육과 홍보도 강화하고 있다.

호주에선 애니 와이어트라는 주부가 이 운동을 시작했다. 집 근처 숲이 파헤쳐지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아 내셔널 트러스트를 만들자고 제안, 1945년 설립했다. 현재 호주에서 8개의 내셔널 트러스트 단체가 활동 중이며 300개가 넘는 자산들을 소유·관리하고 있다. 호주에서는 자연자산보다는 주로 문화유산과 관련된 활동에 비중을 둔다.
미국의 경우 1949년 처음으로 영국과 같은 전국적 규모의 운동을 조직했다. 현재 29개의 역사적 장소를 지정해 관리한다. 최초의 대통령 사저이자 워싱턴DC에서 가장 오래된 집인 디캐터 하우스, 윌슨 대통령이 퇴임 후 여생을 보낸 우드로 윌슨 하우스 등이 대표적이다. 역사적 가치가 있는 호텔 리스트를 작성해 호텔 보존 운동도 벌이고 있다. ‘미국에서 가장 위험한 장소 11곳’을 선정해 역사유적 소실을 경고하기도 한다.

일본에선 가마쿠라에 있는 ‘오야쓰’ 숲 개발을 반대하는 지역주민들을 주축으로 1968년 정식 출범했다. 개발사업 탓에 급격하게 모습을 감춰가는 역사적인 저택이나 건물 등을 사들여 복원하는 사업을 실시한다. 현재 9곳의 자연·문화유산을 관리 중이다. 영국이 특별법으로 전국적인 틀을 가지고 추진하는 전국형이라면 일본은 지역별로 각자의 틀과 방식을 가지고 전개하는 지방형 운동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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