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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운하도시 꿈꾼다, 철강도시 포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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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포항시는 동빈운하 복원을 통해 동빈내항을 세계적인 미항으로 탈바꿈시킬 계획이다. 사진 위는 하늘에서 내려다본 동빈운하 복원 공사 현장. 아래는 완공 후 모습을 그린 조감도. [사진 포항시]

지난 11일 경북 포항시 남구 해도동 동빈운하 복원 공사 현장.

 대형 덤프 트럭이 펜스가 둘러쳐진 공사장으로 쉴새없이 드나들었다. 매립지에 들어선 철거한 건축물과 파낸 흙을 실어나르는 차량들이다. 일부 주택은 보상을 받고도 떠나질 않아 섬처럼 남아 있다.

 동빈내항은 1974년까지 형산강 지류가 흐르던 운하였다. 형산강은 포항제철이 들어서면서 하류의 물길이 돌려졌다. 행정당국은 이 과정에서 나온 토사를 지류에 매립해 택지를 조성했다. 동빈내항은 이후 흐르던 물이 막혔지만 환경은 안중에도 없던 시절이다.

 인위적인 매립은 이후 물 흐름을 막아 동빈내항을 오염시켰다. 포항시는 1999년부터 9년 동안 364억원을 들여 동빈내항을 준설했지만 해결은 요원했다. 박승호 포항시장은 2006년 동빈운하를 복원하는 계획을 수립했다. 그리고 이달 들어 6년 만에 마침내 물길을 여는 첫 삽을 뜬 것이다.

 앞서 2010년 보상이 시작됐고 지난해 7월에는 매립지에 들어선 주택·상가 827채(2200명)를 뜯기 시작했다. 보상비만 875억원.

 포항시는 10만㎡ 매립지에 폭 20∼30m, 수심 1.5m의 운하 1.3㎞를 건설하고 차량이 통행할 수 있는 교량 3개 와 보행자 전용 인도교 2개를 만들기로 했다. 공사는 내년 10월 완공이 목표다. 운하 주변 9만6455㎡에는 1400억원(국비 127억원, 도비 25억, 시비 148억, 포스코 300억, 한국토지주택공사 800억)을 들여 수변공원을 조성한다.

 포항시 이재열(57) 동빈내항복원팀장은 “운하가 복원되면 내항 오염문제가 해결되고 주변 침수를 예방하는 것은 물론 도심의 상권이 살아나고 관광객도 몰리는 일석사조의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포항시는 동빈운하 복원과 함께 동빈내항을 세계적인 미항으로 만들기 위한 T7(테마7) 해양개발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운하 주변에는 철강도시의 무거운 이미지를 벗어나 수변도시의 아름다움을 창출할 ‘도시재정비 시범지구’를 개발한다. 동빈부두는 이미 113억원을 들여 담장·창고·유류저장탱크 등을 철거하고 지난해 정비를 마쳤다.

 무역항 기능을 상실한 동빈내항 유휴공간에는 270억원을 들여 부력식 해양공원을 만든다. 구항에 남아 있는 수리조선소와 시멘트 사일로 등은 영일만항으로 옮기고 그 자리에는 최첨단 비즈니스타운과 호텔·공원 등을 조성한다.

 송도백사장에는 380억원을 들여 1.7㎞ 침식방지사업을 펼친다. 또 송도해수욕장과 북부해수욕장을 연결하는 브릿지형 타워를 지어 전망대와 문화시설 등이 있는 랜드마크를 만드는 사업도 추진 중이다.

 박승호(55) 시장은 “동빈운하가 복원되고 주변이 정비된 뒤 곤돌라와 유람선이 다니면 포항은 나폴리항·시드니항이 부럽지 않은 세계적인 미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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