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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한 고비 넘기니 … 이번엔 스페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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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그리스 총선이 끝나면서 세계의 관심사가 스페인으로 옮겨가고 있다.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가 G20 정상회의 개막 하루 전인 17일 멕시코 로스카보스에서 기자의 질문을 받고 있다. [로스카보스 로이터=뉴시스]

세계의 눈이 다시 스페인으로 쏠리고 있다. 그리스에선 긴축안에 찬성하는 우파 정당이 총선에서 승리함에 따라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됐다는 판단에서다.

 우선 관심을 끄는 것은 19일(현지시간) 발행되는 스페인 단기 국채(12, 18개월)의 금리다. 그리스도 같은 날 10억 유로 규모의 국채(91일물)를 발행한다. 그리스 총선의 파급효과를 가늠할 수 있는 첫 ‘영향력 보고서’인 셈이다. 스페인이 4월 발행한 18개월 만기 국채 금리는 3.11%, 12개월짜리 국채는 2.62%였다. 3월보다 각각 1.5%포인트, 1.2%포인트씩 금리가 급등했다. 국채 금리가 올랐다는 것은 그 나라의 신용도가 그만큼 낮아졌다는 것을 뜻한다.

 윤태식 기획재정부 외화자금과장은 “스페인 국채 수요 자체는 부족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그리스 총선 영향으로 스페인 국채 금리가 이전에 비해 어느 정도 오르내릴지가 세계적인 관심사”라고 말했다.

 스페인의 10년 만기 장기국채 금리는 18일에도 장중 7%를 넘을 정도로 상승세다. 장기국채 금리 7%는 이 나라의 신용도가 투기 수준에 이르렀다는 것을 뜻한다. 이 때문에 19일 발행될 스페인 단기국채 금리도 상당한 수준으로 오를 것이란 예측이 우세하다. 예금 대량인출(Bank Run·뱅크런) 조짐도 확산하고 있다. 4월에만 전체 예금의 1.8%에 해당하는 31억 유로가 인출됐다. 뱅크런은 현금 보유자들이 은행을 믿지 못한다는 경제위기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스페인은 이달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에서 네 번째 구제금융 국가가 됐다. 하지만 부가가치세 인상, 공무원 임금 삭감 등 국제통화기금(IMF)이 요구한 세수 확대 방안을 거부하고 있어 불확실성이 더해지고 있다.

 국제 금융기관 연합체인 국제금융협회(IIF)도 최근 보고서에서 “유럽 경제 안정을 위해 조성된 기금 5000억 유로는 스페인을 지원하기엔 부족한 액수”라며 “다른 국가가 연쇄 위기에 처하면 이를 막아내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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