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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2억씩 벌어들인 주식고수, 주가조작 수법보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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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증권사 실전투자대회 3년 연속 수익률 1위. BMW와 아우디 등 고급외제차를 몰고 다니는 주식고수. 3000만원으로 주식시장에 입문해 10년 만에 수천억원대 돈을 굴리게 된 개인투자자 편모(35)씨가 주가조작 혐의로 검찰에 구속기소됐다.

 편씨가 주가조작에 사용한 수법은 일명 ‘상한가 굳히기’. 편씨는 증권사 출신 강모(36)씨와 사촌동생 등을 끌어들여 수백억원의 실탄을 준비한 후 먹잇감을 골랐다. 이들의 작전 목표는 중소형 규모의 정치테마주. 일단 목표가 정해지면 그날 매도물량 전량을 상한가로 매수했다. 매도물량이 소진된 후에도 계속해서 매수 주문을 넣었다. 상한가를 굳히기 위해서였다. 이들은 장 종료 후 시간 외 거래에서도 상한가 이상의 가격으로 대량 매수 주문을 넣었고 다음 날 장이 개시되기 직전 밀려 있던 매수 주문을 한 번에 취소했다. 주식시장 개장 이후 일반 투자자들이 계속된 상한가 추이를 믿고 매수를 시작하면 전날 매수물량을 모두 매도하고 빠졌다.

 편씨 일당은 2010년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안철수연구소(현재 안랩) 등 유력 정치인과 연관된 21개 정치테마주 등 52개 종목에 대해 상한가 굳히기 작전을 펴 386억원을 벌어들였다. 하루 평균 벌어들인 금액만 2억원. 매수 주문한 금액은 총 3조원이었다. 증권사 출신 강씨는 1억원을 투자해 1년4개월 만에 116억원을 벌기도 했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 4월 ‘상한가 굳히기’를 불법으로 보고 편씨 등을 검찰에 고발했다. 사건을 수사한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도 이들의 수법을 시장을 교란하는 주가조작으로 판단해 자본시장법 위반혐의로 11일 편씨 등 2명을 구속기소하고 공범인 정모(31)씨 등 2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정원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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