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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주·김택진 적과의 동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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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김정주 넥슨 창업주(左), 김택진 엔씨 대표(右)

김정주(44) NXC(넥슨 지주사) 대표가 창업한 국내 1위 게임업체인 넥슨이 2위 업체 엔씨소프트의 최대 주주가 됐다. 넥슨 일본법인은 8일 “엔씨소프트 주식 321만8000여 주(지분율 14.7%)를 8045억원(주당 25만원)에 인수했다”고 밝혔다. 넥슨이 사들인 주식은 엔씨소프트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김택진(45) 대표의 지분 24.7% 가운데 일부다. 이에 따라 김 대표의 지분율은 10%로 낮아졌다. 하지만 경영권은 김 대표가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넥슨재팬 최승우(44) 대표는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발판으로 세계 게임업계 1위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인수는 넥슨의 김정주 창업자와 엔씨소프트의 김 대표가 의기투합한 덕분에 이뤄졌다. 비슷한 나이에 서울대 공대를 졸업한 두 사람은 평소에도 자주 만나 의견을 나누는 것으로 알려졌다. 위기감도 발동했다. 국내 게임 시장은 9조원대 규모로 커졌지만 성장세가 예전 같지 않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최근 외국산 게임인 디아블로3와 리그오브레전드(LOL)의 PC방 점유율을 합치면 50%를 넘는 것을 보고 두 창업자가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치열한 경쟁을 벌이던 두 회사는 블리자드 등 외국업체의 공세에 ‘적과의 동침’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실제로 두 회사의 동맹은 상당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등 온라인롤플레잉게임(MMORPG)에 강점을 갖고 있고, 넥슨 측은 카트라이더처럼 비교적 캐주얼한 게임에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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