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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내려 경기 불지피기, 올 들어 10개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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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중국은 세계 경제의 조타수다. 중국이 7일 기준금리를 4년 만에 낮추면서 세계 경제가 경기부양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는 게 시장의 해석이다. 가오징 동부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0.25%포인트 금리 인하는 실제로는 1%포인트 정도 낮춘 효과가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8월, 유럽 재정위기가 부각되면서 세계 경기가 꺾이는 조짐이 보였다. 경기를 살리기 위해 올 들어 칠레를 시작으로 태국·인도네시아·필리핀 등이 금리를 내렸다. 유럽의 성장동력인 스웨덴과 노르웨이도 각각 2월과 3월에 금리를 낮추며 성장을 독려했다. 올 들어 10개국이 기준금리를 내렸다.

 주요 경제국 가운데선 인도가 먼저 움직였다. 지난 4월, 3년 만에 처음으로 금리를 0.5%포인트 낮췄다. 7%에 육박하는 물가상승률이 부담이긴 했지만 1분기 경제성장률이 5.3%에 그치는 등 성장 둔화가 심각해져서다. 가장 적극적으로 움직인 건 브라질이다. 지난해 8월부터 일곱 차례 금리를 공격적으로 낮췄다. 지금은 8.5%, 사상 최저치다.

 지난해 12월 이후 세 차례의 지급준비율 조절만으로 버티던 중국도 최근 금리에 손을 댔다. 올해 목표로 한 7.5%의 성장률 달성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중국 중터우(中投)증권은 “6월과 7월에 추가적인 금리 인하가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앞서 유럽중앙은행(ECB)은 6일 금리를 동결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그러나 “올 여름께 ECB가 금리를 낮출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은 주저하고 있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은 7일 “금융위기가 미국 경제에 위협이 될 경우 연준이 행동을 개시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지만 구체적인 부양책은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연준 내부에서도 부양책 확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은 세계적인 경기부양 대열에선 한 발 비켜나 있다. 한국은행은 8일 기준 금리를 12개월째 연 3.25%로 동결했다. 잠재적 물가불안과 세계 경기둔화 조짐이 혼재된 상황이라 아직은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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