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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영화제 "할리우드가 미워"

중앙일보

입력

'칸영화제를 누른 할리우드의 홍보전쟁' .

미국 여배우 조디 포스터가 최근 세계 최고의 영화 잔치인 칸영화제의 심사위원장을 반려한 것에 대한 외국 영화계의 반응이다.

미국 연예전문잡지인 버라이어티는 "이 사건으로 칸이 공황(패닉) 에 빠졌다" 고 보도했다.

예전부터 할리우드와 애증관계였던 칸측이 할리우드 스타인 조디 포스터를 영입하며 변신을 시도했다가 뒤통수를 맞은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조디 포스터가 갑자기 말을 바꾼 데에는 할리우드 특유의 홍보전쟁이 작용했다는 것. 할리우드에선 영화 기획단계부터 1급 스타를 캐스팅해 화제몰이에 나서는 게 관행인데 이번 '사건' 도 그런 과정의 부산물이라는 분석이다.

조디 포스터는 칸의 영광을 포기하는 대신 '에일리언3' 등을 연출한 데이비드 핀처의 신작 '공포의 방' 에 1천2백만달러(약 1백40억원) 의 거액을 받고 출연하게 됐다.

원래 니콜 키드먼이 예정됐으나 그가 촬영 개시 2주 전에 무릎을 다쳐 조디 포스터로 교체된 것이다.

영화사측은 후임으로 앤젤리나 졸리를 희망했으나 그는 아직 감독이 결정되지 않은 영화 '인생은 이런 것' 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과정에서 다급해진 영화사가 조디 포스터와 접촉했다. 스타가 없이는 영화를 띄우기가 곤란하다는 계산에서다.

칸 영화제 측은 5월 9일 개막을 앞두고 심사위원단을 다시 짜야 할 판이다.

영화제 관계자는 "남녀 배우, 감독과 연기자, 프랑스인과 외국인의 비율 조정 등을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한다" 고 고충을 토로했다.

유난히 강한 것으로 소문난 프랑스의 문화적 자존심에 흠집이 난 것. 그만큼 스타는 힘이 센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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