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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인터뷰]리눅스원 김우진사장

중앙일보

입력

지난 99년 10월 31일 미국 골드만삭스의 투자담당 이사 사무실에 29살의 건장한 한국인 청년이 찾아왔다. "우리는 가장 우수한 리눅스 솔루션을 갖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네트워크가 필요합니다. 우리 회사에 투자해 주십시오."

투자담당 이사는 단기필마로 무작정 찾아온 이 청년의 용기가 가상해 얘기를 들어줬지만, 설립 한달도 안돼 실적이 없는 회사에 투자할 수는 없는 노릇이어서 "회사를 키운뒤 다시오라"며 타이르듯 이 청년을 돌려보냈다.

이로부터 정확히 6개월뒤 골드만삭스는 이 회사에 60억원이라는 거금을 투자했다. 이는 골드만삭스가 전세계적으로 리눅스 기업에 투자한 유일한 케이스로 기록된다.

리눅스원의 김우진 사장(31). 180㎝를 넘는 키에 몸무게가 120㎏ 정도는 되보이는 거구의 김 사장은 자신을 낮추는 겸손한 자세와 논리정연한 말솜씨, 그리고 리눅스 사업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통찰력으로 상대를 압도한다.

"리눅스는 싸기 때문에 팔린다고 생각하면 잘못이예요. 리눅스의 가장 큰 장점은 성능이 우수하기 때문입니다. 서버시장을 품질과 가격 차이에 따라 나누면 리눅스 서버는 고부가가치 시장을 완전히 장악해나가고 있어요. 이말은 리눅스가 성능이 가장 좋다는 것이지요"

리눅스 서버는 소스코드가 공개되기 때문에 기업마다 다른 환경에 맞춰 최적화 할 수 있으며 확장성이 뛰어나 기업 규모가 커질때마다 시스템을 전면 교체할 필요없이 서버를 붙이는 방식으로 확대해나갈 수 있어 매우 경제적이라는 게 김 사장의 설명.

지난 99년 9월말 설립된 리눅스원은 1년 4개월의 짧은 기간에 눈부신 성과를 거두고 있다. 회사 설립 첫 6개월만에 61억원의 매출에 5억원의 당기 순이익을 냈으며 두번째 6개월 동안 130억원 매출에 1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또 지난해 10월부터 오는 3월까지인 세번째 6개월간의 실적은 2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김 사장은 리눅스로 돈을 버는 방법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듯 보였다.

"리눅스는 공짜입니다. 리눅스 자체로 돈을 벌려고 하면 안되고 관련 서비스로 돈을 벌어야 합니다."

리눅스원은 지난해까지 옥션, 엠파스, 라이코스, 하이홈 등 수많은 사이트들에 시스템을 공급, 이들 사이트가 성공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됐으며 올해는 모든 기업의 인터넷 비즈니스가 성공할 수 있도록 돕는 기업이 되겠다는 전략이다.

기업이 인터넷을 이용해 어떤 사업을 하든지, 그림만 그리면 필요한 솔루션, 서버, 프로그램 등으로 시스템을 구축 관리해주는 일을 맡겠다는 것.이런 맥락에서 리눅스원은 `인터넷 비즈니스 컨설팅 회사''라고 김 사장은 규정한다.

김 사장은 리눅스원이 세계 최고의 기술을 지니고 있다고 자신한다. "지난해 8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리눅스 전시회에 가보니 우리가 사업을 시작할때 이미 개발한 대용량 클러스터링 솔루션이 이제 나오기 시작하더군요. 우리는 1년반 정도 앞서 있었던 것입니다"

김 사장은 한국 리눅스 기술이 세계 최고의 수준이라며 그 비결을 개발자들의 우수한 두뇌에서 찾는다.

"한국 시장은 작고 경쟁이 치열합니다. 살아남으려면 어떻게든 최고가 돼야 합니다. 다행히 개발자들의 두뇌는 어느 나라보다 우수합니다. 반면 미국은 경쟁을 하지 않아도 파이를 나눠먹을 수 있을 정도로 시장이 큽니다. 역설적으로 한국에서 살아남기 위해 노력하다보니 세계 최고가 된 것입니다."

리눅스원은 국내에서 거둔 성공을 발판으로 지난해 6월과 12월 각각 중국과 미국에 진출했다.

"세계 어느 기업도 리눅스원처럼 한 기업에 서버를 100∼300대 규모의 대량으로 공급, 관리해준 경험이 없습니다. 리눅스원은 이런 노하우를 살려 세계 최고의 리눅스 기업으로 커나갈 겁니다"

리눅스원은 2005년에 매출 1조원을 올려 세계 1위의 리눅스 기업이 된다는 원대한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2005년은 또한 김 사장 개인적으로도 인생의 분기점을 맞는 중요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35살이 되면 목표를 달성한뒤 회사를 떠날 겁니다. 1년간은 휴가를 보내고 4년은 공부를 한뒤 40살에 복귀해 다른 사업을 해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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