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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강원 “경제자유구역 연내 지정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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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6년을 준비했는데 허탈하다. 그러나 아직 끝난 게 아니기 때문에 노력을 계속할 것이다.” 정부가 경제자유구역(FEZ) 지정을 연기하자 이시종 충북지사가 4일 긴급 기자회견에서 한 말이다. 이 지사는 “(정부에) 실망을 금할 수 없다. 많은 준비를 하고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생각했다”며 “지경부가 빠른 시일 내에 경제자유구역위원회를 열고 후보지를 결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충북과 함께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요구했던 강원도의 반발도 거세다. 최문순 강원지사는 6일 기자회견을 열고 “지정이 연기될 경우 투자유치 차질이 불가피하다. 정치논리에 흔들리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강원도 시·군의회 의장협의회와 강릉상공회의소, 강릉시번영회 등도 성명을 내고 “정부가 정치적인 이유로 동해안권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미루고 있다”며 “지역 주민들은 생존권을 걸고 대정부 투쟁을 벌이겠다”고 정부를 압박했다. 두 도지사가 발 빠르게 대응에 나선 것은 연말에 대선이 있어 자칫 경제자유구역 지정이 다음 정권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충북과 강원지역에서는 탈락 가능성이 높은 경기도와 전남의 반발을 우려해 정부와 정치권이 지정을 연기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지식경제부는 1일 경제자유구역위원회를 열어 추가 지정 후보지를 결정할 예정이었지만 성원부족을 이유로 위원회 개최를 연기했다. 충북도에 따르면 지경부는 위원회에서 충북과 강원을 예비지정, 조건부 예비지정 할 예정이었다. 지정을 마친 뒤에는 개발계획 수정·보완, 경제자유구역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쳐 연말쯤 최종 지정·고시할 계획이었다.

 충북이 정부에 제출한 경제자유구역은 항공정비복합지구(항공정비 MRO단지+항공물류타운) 2.03㎢와 오송바이오메디컬타운(첨단의료복합단지) 1.13㎢, 충주 그린물류관광타운 5.84㎢ 등 청주·충주·청원지역 13.06㎢다. 충북도는 경제자유구역이 지정되면 7조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5만명의 고용창출 효과를 거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강원도가 추진중인 동해안권 경제자유구역은 2조5000억원을 투자해 강릉·동해·삼척 일원 5개 지구(14.67㎢)를 신성장 동력과 지역성장 거점지로 조성하는 사업이다. 동해안권은 120여 개의 외국기업과 포스코 등 국내 대규모 기업을 유치하는 등 투자수요를 확보했고 지구별 개발사업자(13개)도 모두 확보하는 등 경제자유구역 지정요건을 갖췄다. 강원도는 일본의 쓰나미 이후 46개 일본기업과 양해각서(MOU)를 맺는 등 투자문의가 이어지고 있어 경제자유구역 지정이 연기될 경우 다른 지역으로 이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 지식경제부 고위 관계자는 “중요한 결정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각 부처 차관급으로 구성된 19명의 위원이 참석할 수 있는 시기를 조정한 것 뿐”이라며 “조만간 날짜를 잡아 위원회를 열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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