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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포시영도 백기투항…소형 30% 비율 수용키로

조인스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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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은기자] 전체 가구수의 90% 이상이 전용 60㎡ 이하 소형으로 채워져 서울시의 소형주택비율 강화 방침 이후 들끓었던 강남 개포지구의 재건축 단지들이 속속 소형비율을 높이고 있다.

최근 개포주공2·3단지가 기존 계획보다 소형주택 비율을 끌어올려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의 심의를 통과한 데 따른 것이다.

개포시영아파트 재건축 추진위원회는 최근 조합원 1950명 가운데 101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조합원의 80%가 ‘소형비율 30%’안을 찬성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1일 밝혔다. 이에 따라 서울시가 요구하는 소형주택 비율을 30%까지 늘려 재건축 하기로 했다.

추진위 관계자는 “조합원들의 의견을 반영한 새 정비안을 빠른 시일내에 강남구청과 서울시에 제출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올해 초 개포시영아파트의 재건축 정비계획안이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소위원회에서 소형주택비율 문제로 두 차례 보류되면서 그에 대한 대안으로 마련됐다. 당시 계획안에서 추진위가 제시한 소형주택비율은 21.88%였다.

개포 1·4단지는?

하지만 최근 서울시 도계위가 재건축 승인의 가이드라인으로 소형주택비율 30%를 잠정 제시하고, 조합 내부에서도 소형주택을 늘리는 게 나쁘지만은 않다는 여론이 형성되면서 방향이 바뀌었다는 설명이다.

추진위는 소형비율을 30%로 늘린 새 정비안을 마련해 지난 10일부터 조합원대상 설문조사를 진행해왔다.

설문결과가 반영되면 개포시영아파트의 재건축 계획안도 종전의 소형비율 21.88% 때와는 크게 달라진다. 대형 주택형은 없어지고, 중소형 아파트 위주의 아파트 단지로 재탄생하게 된다.

전체 신축 가구는 기존안의 2176가구에서 2329가구로 153가구 늘어난다. 또 전용 60㎡ 이하 소형 아파트는 476가구에서 699가구로 늘어나게 된다.

개포시영의 이 같은 결정으로 아직 재건축 계획안을 확정 짓지 못하고 있는 개포주공1단지와 4단지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서울시의 소형주택 30%안을 수용하게 되면 사업성이 나빠지는 것은 물론, 조합원들이 원하는 주택형을 배정받을 수 없게 돼 내부 반발이 심해서다.

4단지 관계자는 “조합원들이 원하는 쪽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싶어도 서울시가 막고 있고, 사업을 늦춘다고 해도 해결될 것 같지 않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서울시의 소형주택비율 강화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지역이나 단지 특성에 따라 적용 비율을 차등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춘석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단지별 특성이 서로 다른데 일률적인 조건을 무조건 수용하라고 종용하는 것은 오히려 사업에 저해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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