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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A] 북한도 인터넷 쓰나요

중앙일보

입력

[Q] 애니메이션 작가입니다. 북한에서도 인터넷을 사용하는지, e-메일을 주고받을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이은숙(40.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A] 북한은 1990년대 들어 정보화 산업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습니다.

하루 2시간 이상 인터넷 서핑을 즐기는 것으로 소문나 있는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은 지난해 5월과 올해 1월 중국방문 기간에 상하이(上海)의 정보기술산업 시설을 둘러보는 등 이 분야에 큰 관심을 보였지요.

그러나 북한당국은 인터넷을 체제유지에 위협을 주는 요소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정보수집과 연구개발 등 특정한 범위에서만 인터넷을 이용하는 것도 이 때문이지요. 북한 내부에서는 국제전화선을 이용해 일본.중국과 연결된 통신망으로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지만 바깥세계에서 북한 내부의 컴퓨터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는 없게 돼 있습니다. 때문에 해커들의 침입도 불가능하죠.

북한에서 인터넷 접속은 내각의 외무성.무역성, 대남기관인 노동당 통일전선부.조국평화통일위원회, 국방위원회 산하의 국가안전보위부.인민무력부, 연구기관인 과학원.조선콤퓨터센터 등에 소속된 특수업무 종사자나 전문가 등으로 제한됩니다.

북한은 인터넷 서버를 중국.일본 등 제3국에 두고 시험적으로 운영 중입니다.

북한의 국제도메인 코드 ''kp'' (한국은 kr)를 사용한 사이트는 아직 없습니다. 해외 소재의 서버를 활용하면서 인터넷 개방을 검토하는 단계라고 할 수 있지요.

북한 주민들은 다른 나라 사람들과 e-메일을 주고 받을 수도 없습니다. 다만 북한 내부용 전자우편은 활용하고 있지요. 기관.기업별로 독자적인 인트라넷을 구축하고 있기 때문이죠.

이를테면 단말기가 갖춰진 대학.연구기관.공장.기업소의 관계자들이 평양에 있는 인민대학습당 등의 홈페이지에 접속해 자료를 검색할 수 있고, 메일로 자료를 요청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이 과정에선 주로 창덕(워드프로세서).광명(검색프로그램).혜성(전자우편).자료샘(자료전송 시스템)같은 소프트웨어를 사용합니다.

중앙정부 부처와 지방 부처도 같은 체계로 돼있습니다.

북한 언론에 소개된 평안남도 안주시의 사례를 보면 협동농장경영위원회와 협동농장 간에 자료를 검색하고 교환하는 컴퓨터망이 구축돼 있답니다.

김책공업종합대학 개발팀의 지원을 받아 광케이블이 아닌 기존 전화선과 수동식 교환대를 이용해 만든 것이죠.

북한은 인터넷 개방에 대비해 여러가지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합니다.

북한 IT산업의 산실인 조선콤퓨터센터의 한 관리가 지난해 "인터넷 연결을 위해 여러가지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 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해커 침입에 대한 보안기술과 독자적인 컴퓨터 운영체계를 비롯해 소프트웨어의 개발, 인터넷 개방에 따른 파장 등에 대한 검토가 마무리되면 인터넷 개방에 착수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정보통신 전문가들은 북한의 전화 보급률이 5%에 불과하고 개인용 컴퓨터(PC)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최소한 5년은 지나야 부분적이나마 인터넷을 개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봅니다.

때문에 북한 주민들과 자유롭게 e-메일을 주고받을 수 있으려면 시간이 더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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