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숭아처럼 달콤한, 고추처럼 매운 토마토 나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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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조만간 복숭아처럼 달콤하거나 고추처럼 매운 토마토 재배가 가능해질 것 같다. 신품종 개발을 쉽고 빠르게 하는 데 활용 가능한 토마토의 지놈(genome) 지도가 완전 해독됐기 때문이다.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 최도일(47·사진) 교수팀 등 14개국 300여 명의 공동연구팀은 30일 토마토의 지놈을 완전히 해독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세계적 학술지인 네이처 31일자에 발표된다.

 토마토의 염색체는 12개다. 연구에 참여한 국가들이 이를 각기 나눠서 분석했으며 최 교수팀은 2번 염색체를 맡았다. 분석 결과, 토마토의 DNA는 모두 9억여 개의 염기 쌍으로 이뤄진 사실이 확인됐다. 또 유전자 3만5000개의 기능과 배열, 구성도 밝혀졌다. 재배되는 토마토는 야생 토마토에 비해 염기 서열이 0.6% 달랐다. 같은 가짓과 식물인 감자와는 8%가 상이했다.

 토마토의 지놈 지도가 완전 해독됨에 따라 신품종 개발은 물론 고추·감자 등 300여 종에 달하는 가짓과 식물의 진화 과정을 밝혀내는 데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예를 들어 당도가 높은 토마토 신품종을 개발하려면 지금까지는 당도 높은 토마토끼리 교배시킨 뒤 열매를 따 먹어보는 방법을 사용하거나 유전자 조작 기법을 썼다. 최 교수는 “앞으로는 씨앗 단계에서 당도 높은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지를 확인해 품종을 선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렇게 하면 육종 비용과 기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지놈(Genome)=유전자를 뜻하는 ‘gene’과 염색체의 ‘chromosome’을 합성한 말로 유전자 전체를 뜻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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