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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인터뷰] 이동욱 신무림제지 회장 ②

중앙일보

입력

이동욱 신무림제지 회장은 최근 제지산업의 구조조정에 앞장서고 있다.

그는 "전통적인 내수업종인 제지산업도 국제화해야 하고 보수적인 사풍도 변해야 할 때" 고 말한다.

그는 최근 계열사인 ㈜오피스웨이 사장에 40대 부장을 발탁하고 올해부터 팀별 성과급제를 실시하는 등 그룹 분위기를 바꾸고 있다.

- 제지업계의 올 최대 이슈가 구조조정인데.

"업체마다 사정이 다르겠지만 총론엔 공감하는 분위기다. 업체간 구조조정은 손쉽게 할 수 있는 분야부터 단추를 꿰야 한다. 종이의 생산과 판매를 서로 전문화하면 시너지효과를 볼 수 있다. 펄프 등을 공동으로 구매하면 단가도 낮아진다. 최근 업체간 출혈 경쟁으로 채산성이 떨어지고 있다. 자연스럽게 구조조정 얘기가 나왔다. 역행할 수 없는 대세라고 본다. 신무림제지가 할 일이 있으면 적극 나설 계획이다. 정부는 구조조정이 원활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정부가 직접 나서면 일이 꼬일 수 있다."

- 그룹의 고민은.

"창업 45년 동안 종이라는 한 업종에 매달려 전문화에는 성공했다. 그러나 보수적 사풍 때문에 변화에 대응하는 속도가 더딘 편이다. 뭔가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계열사 오피스웨이를 통해 인터넷 사업을 확대하는 것도 분위기를 바꿔보려는 것이다. 인터넷 비즈니스의 기반을 다져 새 모델로 제지사업을 하기 위해서다."

- 임금과 인사체제는 어떻게 손질할 것인가.

"임원의 연봉제와 팀별 성과급제를 올해부터 실시한다. 인재를 과감히 발탁하겠다. 이달초 40대 부장을 오피스웨이 사장으로 올렸다. 업무의 특성에 맞는 인재를 고른 것이다."

- 경영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특히 '투명경영' 은 기업경영의 키워드가 됐다.

"외환위기 이후 국제금융공사(IFC) 등에서 모두 9천만달러의 외자를 유치했다. 이들이 회사의 이사로 참여했기 때문에 선진 경영기법을 자연스럽게 배우고 있다. 재무회계를 국제기준에 맞게 작성해 그들에게 보고하는 등 엄격한 감시를 받고 있다. 이를 계기로 투명경영 기반을 닦고 있다."

- 현금 흐름은 괜찮은 편인가.

"올해 필요한 자금을 확보한 상태다. 금융권에 갚아야 할 단기부채도 미미하다. 그렇더라도 불요불급한 자산을 처분하는 등 그룹의 몸매를 더 가듬겠다."

- 형제간 경영권은 잘 조정되는가.

"그룹경영에 두 동생이 참여해 각각 세림제지와 파인리조트를 독립경영하고 있다. 실제 그들은 1대 주주로 형제간 지분조정을 마무리한 것이나 다름없다. 나는 형으로서 조언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형제간 호흡이 잘 맞는다고 자부한다. "

- 신규 사업은.

"외환위기 직후에도 설비를 늘리는 등 투자를 지속했기 때문에 당분간 큰 돈 들일 일이 없을 것이다. 신규 사업도 제지의 큰 틀을 벗어나지 않을 것이다. 계열사 한국벤처금융을 통해 벤처투자를 좀 더 늘릴 생각이다. "

고윤희 기자yunhee@joongang.co.kr>

▶이동욱(51)회장은〓창업주인 고(故)이무일(李茂一)회장의 둘째 아들로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직후 당시 계열사인 서울 피카디리극장을 2년쯤 운영하다가 1973년 제지 영업담당 이사로 그룹에 들어 왔다.
89년 회장에 올라 벤처캐피털업체 설립.신동에너지 인수.파인리조트 종합레저타운 조성 등을 통해 사세를 키웠다.
'李회장은 "젊었을 때 꿈은 불문학 교수였으나 아버지의 권유로 경영학을 전공해 그룹일까지 맡게 됐다" 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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