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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텔·도시형생활주택 인기 끝물이라니…

조인스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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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한기자]

주택시장 침체가 길어지면서 내 집 마련과 부동산 투자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이 어느새 많이 달라졌다. 과거 아파트값 상승을 주도했던 강남지역과 대형 아파트는 이미 한물 간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대신 원룸 수준의 소형주택이나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은 거의 유일하게 남은 투자할 만한 대상이라고 여겨진다. 보금자리주택만 기다리며 매매를 미루고 있는 바람에 전셋값은 급등할 수밖에 없다.

모두 집값이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 집을 사는 것은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이런 생각은 크게 틀리진 않지만 그렇다고 100% 맞는 것도 아니다. 어떤 현상이고 이면이 있고 남들이 미쳐 생각하지 못하는 이면을 잘 파악하는 사람에겐 투자의 기회가 더 많이 오게 된다.

요즘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고 있는 것 가운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거나 지역에 따라 사정이 다른 것등을 소개한다.

① 대형은 안 된다고?  ‘되는 곳도 있다’


가구 구성원이 줄고 주택시장이 실수요 중심으로 바뀌면서 전체적으로 대형 수요가 감소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아직 수요에 비해 공급이 모자란 지방에선 분위기가 다르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 2011년 4월부터 지난달까지 1년간 6개광역시(부산·인천·대구·대전·광주·울산) 대형(전용면적 95.9㎡이상) 아파트 시세는 평균 4.8% 올랐다.

부산 대형의 경우 이 기간 8.7%나 뛰었고, 광주와 울산 아파트도 7.4%, 6.1% 각각 상승했다. 대전(5.7%), 대구(4.7%) 등에서도 대형이 꽤 인기를 끌었다.

개별 단지별로는 상승폭이 더 큰 곳도 많다. 부산 다대동 자유아파트 144㎡(이하 전용면적)형은 현재 3억원이 넘게 거래돼 지난해 4월(1억9500만원)보다 50% 이상 뛰었다. 광주 북구 중흥동 모아1단지 145㎡형은 지난 1년간 1억4500만원에서 1억8000만원으로 24%나 뛰었다.

서울 및 수도권에서도 희소가치가 높은 일부 단지의 대형은 소폭이지만 올랐다. 서울은 한강변이나 강남 주요지역에 위치한 새 아파트는 여전히 인기다. 성동구 옥수동 한남하이츠 165㎡형은 최근 1년간 평균 14억원에서 14억5000만원으로, 옥수현대 아파트 104㎡형은 6억4000만원에서 6억6000만원으로 뛰었다.

강남에선 서초동 반포 래미안퍼스티지, 반포자이 등 새 아파트 대형이 최근 1년 동안에도 1억원 전후로 올랐다.

수도권에선 대기업 이전, 신도시 조성 등의 개발 호재로 전체 평균 집값이 많이 뛴 평택 등에서 대형 시세가 상승했다. 평택 이충동 건영 아파트 135㎡형은 지난해 4월 2억5700만원이던 것이 현재 2억9200만으로 올랐다.

②오피스텔·도시형생활주택이 대세? ‘끝물 아닐까’

요즘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활발하게 분양과 매매가 이뤄지는 대상이 소형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이다. 올해 분양했거나 분양 예정인 오피스텔만 23개 단지 1만1250여실이다.

도시형생활주택도 지난해 인허가 물량이 크게 늘어나면서 올 연말까지 서울에서만 3만6200여가구가 준공될 예정이다.

최근 대형건설사까지 공급 대열에 합류하면서 이들 소형 주거시설의 인기는 계속될 전망이다.

그런데 대부분 임대수익을 목적으로 매매가 이뤄지는 이들 주거시설에 대해 한편에선 ‘수익을 못내는 수익형 부동산’이라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이달 기준 서울 평균 오피스텔 수익률은 5.38% 수준에 머문다. 땅값이 비싸 분양가가 높은 강남의 경우 5% 밑으로 떨어지는 곳도 많다.

대표적인 곳이 용산구 한강로3가 시티파크2단지다. 전용면적 43㎡형의 매매가는 3억8000만원인데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90만원을 받고 있다. 2.92% 수익률 밖에 안나온다.

서초동 롯데골드로즈 45㎡형은 3억원인데 역시 보증금 1000만원에 월 95만원을 받고 임대하고 있다. 수익률이 3.93%에 불과하다.

도시형생활주택은 오피스텔보다 3.3㎡당 평균 분양가가 높아 200만~300만원 정도 높은 것으로 조사되고 있어 평균 수익률이 결코 높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소형주택 건설기업인 야촌주택 추명진 사장은 “건물의 감가상각을 고려하면 최소 수익률이 6~7% 이상은 돼야 은행 금리 이상의 수익이 나는 것”이라며 “땅값이 비싼 용산, 강남, 송파 등 주요 지역에서는 분양가나 시세가 높아 임대를 주면 수익률이 5%도 안되는 곳이 대부분일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부테크연구소 김부성 소장은 “현재 침체기 틈새상품으로 오피스텔 등 소형 수익형부동산이 인기를 끌고 있지만 대세가 되긴 어렵다”며 “시장이 안정되면 환금성에서 유리하고 수요층이 더 넓은 일반아파트 선호도가 다시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③강남권 가장 많이 떨어졌다? ‘오히려 가장 많이 올랐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지난 2009년4월부터 올해 4월까지 3년간 서울에서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어디일까. 서초구다. 서초구는 최근 3년간 7.3% 올라 서울 25개구 중 상승폭이 가장 컸다. 이 기간 강남구와 송파구 아파트값도 각각 1.6% 상승해 서울 전체 평균(-0.1%) 보다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올해 들어 4월까지 강남(-1.9%), 서초(-1.1%), 송파(-2.0%) 모두 하락했지만 서울 평균(-1.0%)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진 않다. 이 기간 양천구(-2.2%), 강서구(-1.3%), 마포구(-1.3%) 등도 비슷한 하락폭을 보였다.

대치동 토마토공인 김성일 사장은 “강남 지역은 투자수요가 많았던 재건축 아파트를 제외하면 대부분 큰 변동이 없거나 오히려 소폭 오른 곳도 많다”며 “많은 사람들이 강남 지역의 침체가 가장 심각하다고 생각하는 데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④보금자리주택은 ‘로또’다? ‘메리트 사라져’

정부가 수도권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를 풀어 공급하는 보금자리주택은 주택시장의 ‘로또’로 통했다. 신도시에 비해 입지도 뛰어나고 시세의 최대 절반값으로 분양해 이명박식 반값 아파트로 통했다.

하지만 지금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졌다. 지난 3월 분양한 보금자리주택인 호원 호매실지구는 1710가구 분양에 1300여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았다.

 인천 서창, 고양 원흥 의정부 민락2, 군포 당동2, 오산 세교 등 보금자리주택에는 미분양이 흔하다. 분양가가 기대만큼 싸지 않고 거주의무기간 등으로 매매에 부담이 컸기 때문이다.

지난 3월엔 강남권 마지막 로또로 통하던 위례신도시 보금자리주택도 포기자가 나온다. 당첨자 총 2949명 중 260명이 계약을 포기한 것. 오랫동안 납입해온 청약통장을 써가며 당첨됐지만 분양가가 예상보다 비싼 게 주요 이유였다.

나비에셋 곽창석 사장은 “주변 지역 집값이 떨어지면서 보금자리주택 분양가가 기대만큼 싸진 않은 것처럼 느껴진다”며 “전매제한, 거주의무 등 각종 규제도 많아 강남권 등 몇몇 주요 지역을 제외하곤 인기가 예전같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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