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의 반란이었다. 29일 충북·세종에서 벌어진 민주통합당 대표 경선 8라운드에서 김한길 후보(226표)가 지역 연고를 가진 이해찬 후보(158표)를 누르고 1위를 했다.
이 후보는 4·11 총선 때 세종시에서 당선돼 6선 의원이 됐다. 충청은 이 후보(청양)와 그의 아버지(청양)·어머니(충주)의 고향이기도 하다. 이 후보는 홈그라운드에서마저 김 후보에게 패해 체면을 구겼다.
그러나 누적득표 수에선 이 후보가 1755표로, 아직 김 후보(1742표)를 앞서고 있다. 불과 13표 차다.
당초 이 후보의 낙승이 예상됐다. 25일 충남·대전 경선에서 이 후보는 426표를 얻어, 169표에 그친 김 후보를 압도했었다. 이 후보에겐 충청은 승수를 챙겨야 할 지역인 데다 수도권·강원 대전을 앞둔 교두보이기도 했다. 김 후보 캠프 관계자는 “기대는 했다. 우리의 기대는 ‘대패가 아닌 선전’ 정도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대를 뛰어넘는 경선 결과가 나오자 김 후보는 “지역 연고와 계파를 뛰어넘는 승리였다 ”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김 후보 측은 “공정한 대선 후보 경선을 할 사람을 뽑아 달라는 호소가 먹히고 있다”고 승인을 분석했다. 유력 대선 주자인 문재인 상임고문이 ‘이해찬(대표)-박지원(원내대표) 연대’의 한 축이란 인식이 널리 퍼지면서, 경선에 손학규·김두관·정세균 등 다른 잠재 주자 지지자들이 전국 곳곳에서 김 후보 측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는 얘기다.
경남에서 김두관 경남지사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했다면, 충북에선 손학규 상임고문의 영향력이 미쳤다는 분석이 많다. 손 고문은 충북에서 영향력을 가진 이시종 현 충북지사와 홍재형 민주당 충북도당 위원장과 가까운 사이다.
김 후보는 이날 연설에서도 “내가 당권 나눠먹기와 밀실야합을 지적하는 이유는 잘못된 각본 때문에 정권교체 기회가 사라지는 게 안타깝기 때문”이라고 ‘이-박 연대’를 정조준했다. 이 후보는 “나는 순종 충청도인이다. 제 아버님과 제 고향이 칠갑산이 있는 청양이고 제 어머니는 충북 충주다. 그리고 제 지역구는 세종시다”라며 ‘토종론’을 부각했다. 30일 전당대회는 강원에서 치러진다.
민주당 대표 충북·세종시 경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