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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성 대장균 유전암호 완전 해독

중앙일보

입력

치명적인 식중독을 일으키는 악성 대장균인 0157:H7의 DNA가 완전 해독되어 예방백신 개발이 가능하게 되었다. 미국 위스콘신대학의 프레드 블래트너 박사와 니콜 퍼나 박사는 과학전문지 네이처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를 통해 치명적인 대장균인 0157:H7의 유전자 지도가 완성되었다고 밝히고 이를 토대로 앞으로 예방백신을 개발해 가축들에게 접종하면 이 대장균으로 오염된 햄버거 등을 먹은 사람이 식중독을 일으키는 경우가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대장균에는 두 종류가 있다. 하나는 사람의 장(腸)속에 자연적으로 서식하는 무해한 양성균이며 또 하나는 1982년 오염된 햄버거에서 처음 발견된 악성균으로 출혈성 설사와 심각한, 때로는 치명적인 신장손상을 일으킨다. 작년에는 미국에서 7만3천명이 이 악성 대장균에 감염돼 60명이 사망했다.

양성 대장균의 유전자 배열은 이미 같은 연구팀에 의해 해독된 바 있다. 퍼나 박사는 악성 대장균은 다른 박테리아와 바이러스로부터 자주 유전물질의 일부를 취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말하고 이는 이 대장균이 그토록 독성이 강하고 치료하기 어려운 이유를 설명해 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퍼나 박사는 악성 대장균이 DNA의 구조와 배열에 있어서 양성 대장균과 현저히 다르다는 사실을 알고 놀랐다고 밝혔다. 악성 대장균이 양성 대장균과 공유하고 있는 유전자는 3천500나 되지만 이외에 1천300개의 또다른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반면 양성 대장균은 악성 대장균에 없는 유전자 530개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퍼나 박사는 악성 대장균은 전체염색체를 통해 양성 대장균과는 다른 유전자들이 산재해 있었으며 이 상이한 유전자들은 진화과정에서 다른 박테리아와 바이러스로 부터 온 것이라고 밝히고 이러한 특성 때문에 치료나 백신을 통한 예방이 쉽지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장균은 진화과정에서 약450만면전에 두 가지로 갈라지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퍼나 박사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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