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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르랠리] 대단원의 막 내려

중앙일보

입력

21일간 6개국 1만7백39㎞를 달려온 2001 파리-다카르 랠리가 21일(현지시간)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지난 1일 새벽 칠흙같은 어둠속에 겨울비를 맞으며 파리를 떠났던 랠리 행렬은 햇볕이 강하게 내리쬐는 21일 한낮 황적색 물결이 찰랑이는 세네갈 다카르 ‘장미 호수’옆 포디움(단상)에 도착했다. 프랑스를 출발,스페인·모로코·모리타니·말리·세네갈 등 6개국 2만6천리를 누빈 대장정이었다.

이날 포디움에 서는 영광을 누린 출전 차량은 자동차 53대,모터사이클 76대,트럭 12대 등 모두 1백41대였다.1일 파리 ‘샹 드 마스’ 출발대를 떠날때는 각각 1백13대,1백33대,30대였으나 자동차 60대,모터사이클 57대,트럭 12대가 중도 탈락해 완주율은 각각 46.9%,57.1%,40%였다.특히 올해 평균 완주율은 51%로 절반에 가까운 차량들이 탈락,평균 해발 1천m가 넘는 모로코 산악지대와 모리타니의 거대한 듄 지대를 지나야 했던 올해 코스가 험난했음을 증명했다.

올해 랠리가 배출한 최대의 슈퍼스타는 20개 경쟁구간을 70시간42분6초에 주파한 독일의 미녀 드라이버 유타 클라인슈미트다. 미쓰비시 파제로를 몰고 출전한 클라인슈미트는 올해 20개 경쟁구간 중 한 구간에서도 1위를 차지하지 못했지만 독일 전차의 ‘기계적 메카니즘’을 연상시키는 규칙적이고 꾸준한 레이스를 펼쳐 파리-다카르 랠리에서 우승한 첫 여성 출전자로 기록되는 영광을 안았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2대의 스포티지를 출전시킨 기아 팀은 완주 대열속에 당당히 포함됐다. 자동차 완전개조 부문 중 4륜 구동(4WD)가솔린 엔진 차량들이 순위를 다투는 T3.3부문에 출전했던 스포티지는 2호차 커트 르 덕이 부문 6위,T3 전체 22위에 올랐다.

완주 만으로도 종합적인 차량 성능의 우수성을 인정해주는 ‘지옥의 랠리’에서 스포티지가 기록한 부문 6위 성적은 한국 모터 스포츠가 거둔 작은 승리로까지 평가된다. 특히 스포티지 2호차는 17일 16번째 경쟁구간부터 구간 10위권 안팎 성적을 유지하며 빼어난 스피드를 증명했다. 다만 스킬턴의 1호차가 엔진 고장으로 18일 탈락,아쉬움을 남겼다.

올해 자동차 부문은 규칙을 어기면서까지 승부를 다툰 일부 출전자의 ‘추악한’ 승부욕이 오점을 남겼다. 1위 히로 마쓰오카(일본)에 7분여 뒤져 20일 두번째로 출발해야 했던 프랑스의 장 루이 슐레서는 자신의 출발시간보다 5분여 빨리,출발선에서 대기하고 있던 마쓰오카보다는 3분 빨리 출발했다.

출발 시간을 지키지 않을 경우 1분당 2분씩의 페널티를 받지만 먼저 출발하는 차량의 잇점이 시간 벌점을 보상하고도 남는다는 계산이 깔린 고의적인 반칙이었다. 당황한 마쓰오카가 무리하게 주행하다 차량 고장을 일으켜 40분 가까이 허비하며 4위로 떨어졌고 슐레서의 ‘반칙작전’은 성공하는 듯 했으나 TSO는 슐레서의 행동을 ‘비스포츠적인 행위’로 판단,1시간 벌점을 부여해 슐레서는 결국 최종 3위에 그쳤다.

모터사이클 부문에선 이탈리아의 파브리지오 메오니가 20개 경쟁구간 합계 70시간1분8초로 가장 빨랐고 트럭 부문에선 체코 공화국의 태트라 트럭이 93시간40분37초로 우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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